(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스마트폰업체 화웨이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긴장이 악화할 수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미국 2위 이동통신사인 AT&T는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던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협상 불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 의회는 2012년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생산한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국가 안보 우려가 AT&T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미 IT 전문매체 더 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정치적 압력"으로 이번 거래가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미 상·하원 정보위원회 위원들이 지난달 20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서한을 보내 화웨이의 미국 시장 진출 계획에 우려를 표명한 이후 AT&T가 거래 취소 압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SCMP는 갑작스러운 거래 불발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을 보여주는 신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소식은 알리바바의 금융계열사인 앤트 파이낸셜이 미국 송금회사 머니그램을 인수하려던 시도가 불발된 이후 나와 주목된다.

앞서 앤트파이낸셜은 규제 당국의 거부로 머니그램의 인수합병(M&A)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앤트 파이낸셜의 머니그램 인수를 승인하지 않으면서 이번 인수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1주일만에 2건의 중국발 미국 투자가 정치·안보상의 이유로 불발된 셈이다.

중국 상무부 전직 관리인 허 웨이웬은 "중국과 미국 간의 투자 협력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 첨단 산업의 성장이 미국에 미칠 영향을 매우 걱정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의 M&A를 통해 미국 기술이 이전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징벌적 조처를 한다면) 중국은 대응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라며 중국 기업들도 투자 전략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제 법률회사 핀센트 메이슨즈의 폴 하스웰 기술 전문 파트너는 이번 거래 취소는 중국의 시장 규제나 지식재산권의 침해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고려할 때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 제품에 대한 안보 우려가 실재하든 그렇지 않든 미국의 우려는 사라지지 않았으며 지금의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의 우려는) 더욱 강화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스웰 파트너는 중국의 외국 기업에 대한 사이버보안법이나 미국 기업들의 중국 내 규제 등으로 미중 관계가 개선될 것 같지 않다고 우려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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