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베트남펀드에 연초부터 뭉칫돈이 몰리며 판매중단을 선언한 운용사까지 나왔다. 베트남펀드에 자금이 쏠리는 것은 높은 수익률에 따른 것이지만, 한국계 자금 유출입에 따라 베트남 증시가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베트남펀드 신규 가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증권투자신탁(주식)'과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증권투자신탁UH(주식)', '한국투자 베트남 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혼합)'가 대상 펀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이번 결정은 베트남펀드에 자금이 몰린 데 따라 투자자를 보호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연합인포맥스 설정액증감 상위펀드 화면(화면번호 5356)에 따르면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모(주식)' 펀드 설정액은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973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보다 펀드 설정액이 21.41%나 증가했다.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자(주식) C-e'와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자(주식) A-e',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자(주식) C' 펀드도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펀드 설정액이 각각 174억원(43.81%)과 148억원(43.26%), 137억원(21.28%) 늘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올해 들어 베트남펀드에 일평균 2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베트남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한국투자신탁운용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래에셋베트남 모(주식)' 펀드와 '유리베트남알파 모(주식)' 펀드 설정액도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각각 124억원(24.92%)과 80억원(12.88%) 늘었다.

베트남펀드에 이처럼 자금이 몰리는 것은 베트남 증권시장이 호황을 보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호찌민 VN지수는 지난해 984.24로 48.06%나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2일까지 1,050.11로 6.69% 올랐고 지난 12일 장중 한때 1,057.88까지 오르며 2007년 11월5일 이후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펀드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한국투자 베트남 자 1(주식혼합) CW'펀드의 지난 1년 수익률은 49.21%, '한국투자 베트남 자 1(주식혼합) A' 펀드는 48.49%, '한국투자 베트남 자 1(주식혼합) Ce' 펀드는 48.48%에 달했다.

베트남펀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베트남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100조원으로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총의 약 16분의 1 수준이다. 일평균 거래량은 약 2천억~2천500억원 규모다.

한국계 자금이 일시에 유입됐다가 차익 시현을 위해 일시에 빠질 경우 지수가 출렁일 수 있다.

베트남 증시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베트남 호찌민 VN지수는 베트남 경제 성장 가능성과 저평가 매력에 따라 자금이 몰리며 2007년 3월30일 1,170.67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하락세를 타 2009년 2월27일 234.66까지 떨어지며 불과 2년여 만에 5분의 1 토막이 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베트남펀드에 자금을 집중하기보다는 중국과 남미, 유럽 신흥국 펀드 등에 자금을 분산하는 방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