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신은실 특파원 = 국제유가가 3년래 최고치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상승세가 지나치게 빠르고 과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는 16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 선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유가 하락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 지정학적 위험

최근 유가 상승세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큰 동력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이란 핵합의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지정학적 긴장은 조만간 완화되고 유가는 다시 상승 동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BN암로의 핸스 밴 클리프 에너지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와 이란 등의 원유 생산량은 두 국가의 강한 경제적인 관심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원유 수요

세계 경제가 개선세를 보이면서 원유 수요도 늘어나 유가 상승에 도움을 줬다.

세계 원유 소비는 지난해 하루 150만 배럴 증가했다. 이는 역사적인 평균 수준을 웃돈 것이며 올해는 하루 13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유가 상승은 세계 원유 수요 증가를 둔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핸슨 원자재 전략 헤드는 "미국 운전자들은 연료 비용 상승이 수요 감소를 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주요 산유국 감산 합의 이행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의 원유 감산 합의가 진행되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들의 이행 합의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일부 OPEC 회원국들은 원유 시장 점유율을 미국에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OPEC이 시장 점유율을 미국 셰일 생산업체에 빼앗길 위험이 중기적에서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미국 원유 채굴 활동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미국 셰일 생산업체들의 채굴 활동도 활발해졌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위에서 움직이고 있고, 미국의 원유채굴장비수는 지난 10주 동안 증가해 752개로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 전망치를 하루 평균 1천30만 배럴로 상향했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보다 30만 배럴 높은 수준이다.



◇ 시장 투자 심리

원유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긍정적으로 전환하면서 헤지펀드와 다른 투기적인 투자자들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유가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만약 투자심리가 조금이라도 악화한다면 이러한 매수 포지션은 사라질 수 있으며 이는 유가에 하락 압력을 줄 수 있다.

ABN암로는 "최근 유가 상승세는 너무 빠르고 멀리 갔다"며 "현재 매수 포지션이 과도하고 단기적으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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