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신은실 특파원 = 달러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으로, 유로화 대비 9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7일 오전 11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8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79달러보다 올랐다.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26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11.87엔보다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73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5.06엔보다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2774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7182달러보다 강해졌다.

달러화는 ECB가 공격적인 부양정책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에 주목한 가운데 유로화에 대해 내렸다. 장중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내림폭을 소폭 줄이기도 했지만, 상승세로 전환하지는 못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6.70을 기록해 전일 종가인 97.412보다 하락했으며, 유로화가 달러 인덱스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유로화는 드라기 총재가 포르투갈 신트라 연설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성장세가 추세를 상회한다고 진단하며 QE축소 가능성을 시사해 강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ECB의 완화 정책이 좋은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경제성장 추세가 빨라지면서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가 개선되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을 경우에 점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는 전제를 덧붙였다.

드라기 발언은 ECB가 매달 600억 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축소를 준비하는 가운데 공개돼 주목 받았다. 지금까지 ECB 관계자들은 올해 12월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종료 후 상황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상당한 규모의 통화 부양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현행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도 언급했지만, 전문가들은 드라기의 전반적인 발언이 기존의 강한 `비둘기' 입장에서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드라기 발언 후 유로존 국채 수익률은 오름폭을 확대하고, 유로화도 달러화 대비 상승 폭을 확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마켓데이터 그룹에 따르면 유로는 장중 1.13달러 위로 올라,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다만, 달러화는 장중 발표된 미국 소비자 신뢰도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낙폭을 소폭 축소했다.

6월 미국 소비자 신뢰도가 시장 예상을 웃돈 상승세를 나타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소폭 개선됐음을 시사했다.

콘퍼런스보드는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985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118.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117.6을 기록했다.

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16.0으로 전망했다.

6월 리치먼드 지역 제조업 활동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6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1에서 7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6월 출하지수는 전월의 마이너스(-) 2에서 11로 상승했다.

리치먼드 연은 담당 지역은 메릴랜드,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워싱턴DC를 포함한다.

다만, 지난 4월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몇 달만에 둔화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4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계절 조정 전 기준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5.5% 각각 상승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 3월의 5.6%에서 소폭 둔화했다.

4월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월비 0.9% 상승했고, 전년비 5.7% 높아졌다. 3월에는 1년 전보다 5.9% 상승했다.

WSJ이 집계한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에 대한 전문가 예상치는 전년비 6% 상승이었다.

4월 10대 도시 주택가격은 전월비 0.8%, 전년비 4.9% 각각 높아졌다. 3월 전년비 상승률은 5.2%였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임금 상승과 주택 수요 증가 및 공급 제한 등으로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며, 최근 가격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개인 소득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더들은 이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설을 앞두고 달러화 움직임이 어떻게 바뀔지를 주목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이날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1시 영국 런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옐런 의장이 올해 한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를 지켜보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런던에서 연설한다.

이날 앞서 연설에 나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의 경제성장과 고용시장 호조를 지목하며, 많은 재정 부양이 필요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호주 시드니의 맥쿼리 대학 연설 후 질의 응답을 통해 "재정 정책과 관련해 의회가 하는 일은 완전히 그들의 소관"이라며 "지금은 어떤 정책이 나올지 알 수 없으며, 어떤 종류의 규제와 세제 개편이 발표될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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