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전주서 팽택으로 이전…규모 2.5배 늘려



(평택=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LG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새기지를 열고 16조원 규모 글로벌 칠러(Chiller)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7일 찾은 LG전자 칠러공장은 칠러사업의 글로벌 전초기지로 지난해 11월 처음 가동에 들어갔다. LG전자가 칠러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점찍으면서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연구개발을 강화하고자 전북 전주에 있던 공장을 옮겨온 것이다.

사업장 규모는 대지 14만8천760㎡, 건평 3만5천213㎡로 전주 공장보다 약 2.5배 넓어졌다.

대형상가나 오피스 시설, 발전소에 들어가는 냉난방기 제품을 생산한다. 주요 생산 품목은 터보 냉동기, 흡수식 냉온수기, 스크류 냉동기, 공조기 등이다.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 모두 공급한다.

평택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냉동기 기준으로 1천대 수준이다. 중국 청도에서도 칠러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생산 설비를 확대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칠러는 쉽게 말하면 '찬물을 만드는 기계'로 건물의 지하공간에서 찬물을 만들어 공기조화기로 찬물을 보내면 이곳에서 큰 바람개비가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덕트를 통해 실내로 공급한다. 차가운 바람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성된 뜨거운 바람과 뜨거운 물은 옥외의 냉각탑을 통해 방출돼 칠러와 공기조화기, 냉각탑이 하나의 세트를 이룬다.

경기 평택은 인근에 평택항이 있어 수출물량을 운송하는 데 강점이 있다. 규모를 키움에 따라 제품의 설계부터 제작, 테스트, 출하에 이르는 전 공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LG전자 칠러사업담당 박영수 상무는 평택 이전은 "수도권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생산기술 연구원이 있어 시너지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생산현장 작업자의 평균 근속 연수는 19년에 달하는 데 전주 사업장의 숙련인력이 모두 평택으로 이전했다고 박 상무는 덧붙였다.

신입사원이 교육을 마치고 생산현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려면 약 5년이 걸린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생산동에 들어서면 마치 조선소를 연상시키는 대형크레인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총면적은 축구장 4개 넓이로 5베이(Bay), 즉 5개의 생산구역으로 나뉜다.

각 구역은 가로와 세로 각각 190m, 30m에 달한다.

10대가량의 트레인은 가장 가벼운 20kg부터 칠러 완제품으로는 최대인 무려 50톤(t)에 달하는 제품을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고 생산팀장 고명해 부장은 말했다.





<※LG전자 칠러 생산라인. 사진=LG전자 제공>

이날 생산동의 작업인력은 약 70여명으로 대부분 용접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칠러개발1팀장 황윤제 연구위원은 "실제로 생산공장에는 작업인력이 많은 편이 아니며 칠러가 설치된 곳에 유지보수 인력 등이 많다"면서 "석박사급의 고급 인력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숙련노동자들이 많이 필요해 매년 정년퇴직자가 수명이 나올 정도로 근무 기간이 길다"고 덧붙였다.

용접 품질은 칠러 제조공정의 핵심이다. 100% 주문제작 방식의 칠러 생산은 제품에 따라 용접의 위치가 달라 자동화가 쉽지 않다.

LG전자는 생산기술원과 협력해 지난 3월에 칠러용접 로봇을 생산현장에 도입했다. 연구개발에 약 1년이 소요됐다. 작업자는 로봇의 용접을 확인하는 역할만 하면서 피로도가 낮아지고 근무여건도 개선됐다.

생산공정의 마지막 단계는 제품에 색을 입히는 도장 공정이다.

고압 펌프와 건조설비를 이용한 '에어리스 스프레이' 방식으로 색을 입히는 데 이는 조선소나 건설 현장처럼 대형 도장이 필요한 곳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생산라인 끝에는 평택항을 통해 수출을 기다리는 제품들이 몇 개 늘어서 있다.

'카자흐스탄'으로 향하는 20RT(냉동 톤) 칠러 1대, 이란과 러시아 등으로 수출할 예정인 제품, '동두천미군부대'로 적힌 50RT 용량의 칠러 3호기 등이 눈에 띄었다.

냉동 톤은 24시간 안에 0℃ 물 1톤을 얼음으로 만드는 냉동 능력이다. 숫자가 커질수록 냉방 규모가 커진다는 의미다.

생산동 옆에는 연구시험동이 자리하고 있다. 개발 중인 칠러에 적용할 핵심기술과 시제품을 테스트하는 곳이다.

특히 터보 냉동기에서 냉매를 순화시켜주는 핵심 부품인 '임펠러(impeller)'의 성능을 평가하는 설비는 세계 칠러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LG전자 평택 칠러 공장만 확보하고 있다.

LG전자 칠러선행연구팀장 정진희 수석연구위원(부사장)은 "평택공장은 칠러 개발과 생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면서 "오차율 '제로'의 1등 품질을 앞세워 글로벌 칠러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칠러연구 시험동. 사진=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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