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증권 유관기관이 조성하는 3천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 업(scale-up) 펀드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가 제시한 투자 유치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 120여곳에 불과해 스케일 업 펀드 투자가 진행되면 수급 측면에서 호재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은 1천50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민간 자금을 매칭한 코스닥 스케일 업 펀드가 조성된다.

▲ 코스닥 종목 중 시가총액 기준 하위 50%에 해당하는 종목 ▲ 기관 투자자 비중이 낮은 종목 ▲ 최근 3년내 자본시장을 통해 신규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기업 ▲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 등이 투자 대상이다.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적용할 경우 스케일 업 펀드의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업은 120여곳이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60일 평균 시가총액 기준으로 하위 50%에 해당하는 기업은 277곳이고 이 중 지난해 영업적자 예상 기업을 빼면 216곳이다"며 "재무 안정성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스케일 업 펀드가 투자할 기업 수는 약 200곳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이들 200여 개 기업 중 지난해 연간 실적이 성장한 곳은 126개 기업이다"며 "스케일 업 펀드의 투자 대상 기업은 시총 기준으로 전체 코스닥의 2.8%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들 기업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평균 12억4천만원으로 기업당 평균 23억8천만원의 순매수가 기대된다"며 "이는 유의미한 수급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종목별로는 라온시큐어와 케이맥, 현대통신, 고려제약, 한일네트웍스, 제닉, 가비아, KB오토시스, 해성옵틱스, 동아화성, 쎄미시스코, 에스피지, SM C&C 등이 수혜주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다수 종목의 주가가 상승해 활발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 관련 산업의 빠른 성장으로 진행되는 선순환 효과를 이루는 것이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본질이다"며 "시총이 큰 특정 종목 뿐 아니라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주가가 오르는 것이 목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모터 전문 제조업체인 에스피지와 종합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그룹인 SM C&C가 스케일 업 펀드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케일 업 펀드 투자 대상 종목은 시총 1천억원 미만이기 때문에 3천억원 규모의 펀드는 적은 금액이 아니다"며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없거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 투자 대상이라 시총이나 업종 대표 순으로 투자가 이뤄질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안정성이나 밸류에이션보다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2015~2016년 매출액 증가 기업 중 최근 3년간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기업을 제외할 경우 라온시큐어와 케이맥, 현대통신, 고려제약, 한일네트웍스, 제닉, 가비아, KB오토시스, 해성옵틱스, 동아화성, 쎄미시스코 등이 스케일 업 펀드의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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