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금융투자업계가 채용비리와 지배구조 조사로 사정 한파를 겪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과 같은 신사업이나,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와 같은 인수·합병(M&A)이 잇따라 중지되거나 무산 위기에 처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 열리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 NH투자증권에 대한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이 금융권 전반의 채용비리와 지배구조를 조사하는 데 따라 그 결과가 나온 후 단기금융업 인가 가부를 다시 살피기로 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김용환 회장이 2015년 금융감독원 필기시험 합격자 수 조작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데 따라 발행어음 인가 안건이 상정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후 서울남부지검이 김 회장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마친 데 따라 인가 안건이 곧 상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NH투자증권은 김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제외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악영향을 줄 만한 제재 이력이 없는 데 따라 이같은 견해는 힘을 얻었다.

그러나 금감원의 채용비리와 지배구조 조사로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는 상당 기간 늦춰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삼성증권은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발목이 잡혔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하면서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보류됐다.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역시 검찰 수사로 중단된 상태다.

DGB금융은 박인규 회장이 현재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이 채용비리 혐의로 자회사 대구은행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요청한 상태이기도 하다.

하나금투의 하나UBS자산운용 완전자회사 편입도 암초에 걸린 상태다.

하나금투는 지난 9월 스위스 글로벌 금융그룹인 UBS로부터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하나UBS자산운용을 하나금투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이 은행법 위반 혐의에 따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 승인 심사를 중단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하나금융은 또 자회사 하나은행이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태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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