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애플의 아이폰이 아시아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높은 가격과 중국 경쟁업체들의 부상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리서치업체 IDC의 키라니트 카우어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은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을 사기 위해 더는 예산을 늘려야 할 필요가 없다"며 중국 업체들도 이제는 "이러한 최고 사양의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의 높은 가격에 힘입어 애플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 분기 매출이 11% 증가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대다수 아시아 시장에서 정체돼 있거나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이는 아이폰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너무 높기 때문이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가격은 200달러를 넘지 않는다. 이는 아이폰의 가장 싼 기존 모델보다도 낮은 가격이다. 애플의 최신폰인 아이폰X의 가격은 1천 달러에 달한다.

최고 사양의 휴대전화를 원하는 수요도 중국 업체들이 아이폰보다 싼 고가폰을 내놓으면서 중국 폰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세의 한 인도 청년은 WSJ에 최근 자신의 '아이폰 6'를 교체하면서 최신 아이폰을 사는 대신 샤오미의 '레드미 노트4'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는 아이폰X의 5분의 1 가격으로 원하는 부가기능을 대부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폰은 2016년 출시된 애플의 중저가모델 '아이폰SE'보다도 100달러가량 저렴하다.

리서치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에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거나 아니면 정체되고 있다.

일례로 중국에서의 점유율은 2015년 13%에서 현재 8%로 하락했으며,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는 2013년 이후 2%로 정체돼 있다.

직전 분기에는 인도 판매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점유율도 2013년 3%에서 최근 1%까지 떨어졌고, 필리핀, 태국에서도 점유율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서는 그나마 기존 점유율을 유지하는 정도다.

애플이 아시아지역에서 고전하는 사이 중국 업체들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샤오미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2015년 3%에서 최근 10%로 뛰어올랐다. 점유율 확대에는 저가폰이 가장 크게 기여했지만, 최근에는 아이폰의 기능과 외관 등이 유사한 고가의 제품들도 늘어나고 있다.

자카르타에 있는 36세의 한 IT 엔지니어는 최근 아이폰을 샤오미의 최신폰으로 교체했다며 외관이 고급스러워 아이폰을 든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해당 폰의 가격은 단 210달러에 그친다.



<아시아 국가별 시장 점유율 변화-애플, 샤오미, 오포, 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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