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26% 규모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지난해 25년 만에 처음으로 반도체 매출 1위 업체로 등극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부문 연구개발(R&D) 규모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전년대비 R&D 규모를 크게 늘렸으나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매출 대비 R&D 비중은 낮아졌다.

20일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R&D 규모는 모두 34억1천500만달러(약 3조6천600억원)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19%나 늘어난 것이지만 매출 대비 비중은 5.2%에 그쳤다. 1년 전 6.5%보다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R&D 비중은 R&D 규모가 많은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D램과 낸드가격 급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49%나 증가했다.

인텔은 지난해 삼성전자에 매출에서 뒤지긴 했으나 R&D 규모에서는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켰다. 인텔의 작년 R&D 규모는 130억9천800만달러(약 14조원)로 전년대비 3%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21.2%를 차지했다.

IC인사이츠는 "인텔의 R&D 지출은 3% 느는 데 그쳐 2001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 8%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인텔의 지출은 다음 상위 4개 업체인 퀄컴과 브로드컴, 삼성전자, 도시바를 모두 합친 것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새로운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이 높아짐에 따라 인텔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지난 20년간 크게 높아졌다.

1995년 9.3%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 16%, 2015년에는 24%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반도체 설계만 담당하는 세계 최대 팹리스 업체인 퀄컴의 R&D 규모는 3위인 브로드컴이나 삼성전자와 비슷한 34억5천만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다만 매출액 대비 비중은 20.2%로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업체인 대만의 TSMC의 R&D 규모는 26억5천600만달러로 전년대비 20%나 증가했다.

IC인사이츠는 파운드리업계의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 등이 새로운 공정을 선보이면서 TSMC의 투자가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R&D 규모가 열 번째로 많은 업체에 올랐다.

총 17억2천900만달러(약 1조8천500억원)를 R&D에 지출해 전년대비 14%나 늘었다. SK하이닉스 역시 매출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6.5%에 불과했다.

지난해 반도체 R&D에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을 투자한 업체는 모두 18곳이었다. 상위 10개 업체 말고도 NXP, AMD, 소니, 르네사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R&D 투자 순위. (자료=IC인사이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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