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글로벌 투자은행(IB)의 FICC(채권, 외환 및 원자재) 영업 마진이 주식 등 타 사업부문을 크게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정보 리서치 업체 코얼리션(Coalition)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IB의 FICC 영업 마진은 38%로, 주식 부문 22%보다 16%포인트 높았다. 영업 마진이 두 배 가까이 컸던 셈이다.

투자은행 부문은 35%로, FICC보다 3%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 부문의 영업 마진은 최근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2015년에는 36%로 FICC(33%)를 앞서기도 했으나, 지난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큰 격차로 뒤처졌다.

코얼리션은 주식 부문의 마진 감소가 최근 트레이딩 기술개발과 관련한 투자 규모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은행이 트레이딩 기술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전통적인 트레이더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에도 해당하는 흐름이다.

채권 중심의 FICC의 경우에는 주식보다 이런 흐름이 앞서 진행된 덕에 최근 영업 마진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 FICC의 영업 마진은 지난 2015년 33%까지 떨어졌으나 2016년(42%)에 이어 작년에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

FICC 부문에서는 이전부터 대규모 인력 조정 등이 시행됐지만, 주식 부문의 경우 이런 수익성 개선 움직임이 시작 단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IB의 FICC 인력은 지난 2013년 약 2만1천300명에 달했지만, 2015년까지 1만8천800명으로 줄었다. 2016년에는 1만7천500명까지 축소된 뒤 2017년에는 1만7천300명으로 감소했다.

이와 달리 주식 부문 인력은 2013년 1만9천100명에서 2015년 1만8천900명까지 큰 변화가 없다가 2016년과 2017년 각각 1만8천100명과 1만7천800명으로 조금씩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 부문의 경우 현재 가장 많은 인력을 보이면서도 수익 규모는 가장 떨어지는 사업 영역으로 지목됐다.

업계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CS)는 작년 주식 부문에 대규모 신규 인력을 채용했지만, 관련 수익은 오히려 떨어졌다.

CS의 티잔 티암 최고경영자(CEO)는 명확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인력 보강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골드만삭스는 주식 부문의 수익 확대가 올해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지만, 주식 트레이더나 영업직군을 크게 늘릴 계획이 없는 상태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CEO는 작년 회사가 채용한 인력의 70%는 새로운 전자거래시스템을 위한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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