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제2의 라인'으로 불리는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의 적자 규모가 지난해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이용자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면서 손실 확대를 피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속적인 적자는 네이버 연결실적에 부담이 되는 만큼 올해부터는 스노우가 운영 중인 서비스들의 수익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네이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노우는 지난해 매출 22억원과 당기순손실 7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58억원이었던 적자 규모는 1년 만에 4배 이상 불어났다.

지난 2015년 첫선을 보인 카메라 앱 스노우는 이듬해 독립법인을 설립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작년에는 네이버의 또 다른 자회사 라인플러스가 운영하던 카메라 앱 'B612', '푸디', '룩스' 등을 합병해 카메라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거듭났다.

스노우는 이미 전 세계에서 약 2억7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인기 앱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라인의 글로벌 성공 신화의 뒤를 따르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에서 알 수 있듯이 스노우는 수익모델 부재로 매출 기여도도 떨어지고 적자만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선점 경쟁이 치열한 정보기술(IT) 서비스의 특성상 초기 적자는 일종의 세금으로 인식된다. 문제는 지금처럼 매출 성장 없이 손실만 누적될 경우 네이버의 연결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네이버가 스노우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억원 출자를 결정한 것도 손실을 보전하고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지금까지 네이버가 스노우에 출자한 총액은 1천70억원으로 늘어났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출자에 대해 "동영상 기반의 신규 서비스 등 사업 확대를 위해 이뤄진 투자"라고 설명했다.

앞서 스노우의 중국법인 스노우차이나는 지난 1월 소프트뱅크와 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로부터 약 5천만달러(약 53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스노우는 조달한 자금으로 증강현실(AR) 기술을 카메라 앱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수익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유료 이모티콘과 다른 기업과의 이모티콘 협업 역시 앞으로 계속 키워야 할 사업 모델로 꼽힌다.

이 밖에 지난달 초 스노우가 설립한 화장품 유통 자회사 어뮤즈와 실제 화장한 것처럼 효과를 주는 카메라 앱 룩스가 시너지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라인의 성공은 국내 업체가 개발한 서비스가 해외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며 "스노우 역시 제2의 라인이 되기 위해선 수익화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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