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은퇴를 앞둔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의 후임 인선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다.

최근 중국 지도부는 은행과 보험 감독 당국을 통합하고, 이들 기구의 규제와 감독 권한 일부를 인민은행으로 이관해 인민은행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따라서 차기 인민은행장에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돼 역내외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1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차기 인민은행장에 유력한 인물로는 류허(劉鶴·66세)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이강(易綱·60세) 인민은행 부행장, 셰푸잔(謝伏瞻·64세) 전 허난(河南)성 서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류 주임은 경제 및 금융 부문을 총괄하는 국무원 부총리에도 지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 주임이 인민은행장을 맡게 되면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와 같은 위상을 갖게 될 전망이다. 주 전 총리도 1993년부터 1995년까지 인민은행장을 겸직한 바 있다.

류 주임은 작년 설립된 국무원 내 금융안정발전위원회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1월 출범한 중국 최상위 금융감독기구인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부총리가 맡기 때문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주하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위원회는 외국에는 유사한 기구가 없는 중국만의 발명품이다"라며 "전통적인 금융규제 기관보다 우위에 있는 정치적 기구로 시 주석의 최고 경제 참모이자 강한 아군인 류 주임이 (위원회를) 주재할 경우 더 중앙집권화된 정책 결정 과정을 담보할 수 있으며 중앙의 뜻을 탑다운 방식으로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강 현 부행장이 차기 행장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부행장은 미국에서 8년간 지내 영어에 능통하다.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인디애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부행장이 차기 행장이 될 경우 정책 지속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부담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차기 행장으로 셰푸잔(謝伏瞻·64세) 전 허난(河南)성 서기도 거론되고 있다. 셰 전 서기는 국가통계국장을 역임했으며 국무원 산하 연구소에서 20여 년간 연구원으로 일한 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계열의 인사로 분류되며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인민은행 통화 정책을 자문하는 통화 정책 위원을 맡았다.

셰 전 서기는 프린스턴 대학, 하버드 대학, 케임브리지 대학 등에서 수학했으며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국무원 산하 연구소에 있으면서 원자바오 총리의 주요 정책 연설문 초안에도 관여해왔다.

SCMP에 따르면 이전까지 행장 후보로 거론되던 궈수칭(郭樹淸)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과 장차오량(蔣超良) 후베이성 당서기 등은 후임 행장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궈 주석은 현재 통합될 은행과 보험 당국의 수장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장 당서기는 2016년 10월에 당서기를 맡아 현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차기 행장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에 중앙은행을 이끌어야 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 중국 금융 부문의 고질적인 문제인 그림자 금융을 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2015년 금융시장 혼란에서 발생한 각 기관의 정책상 불협화음을 개선하고, 금융시장의 점진적 개방과 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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