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은행원과 증권맨 간 구분이 무색해지고 있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앞다투어 복합점포를 늘리는 등 은행과 증권 간 시너지 강화를 추구하면서 인력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임한규 전 KB증권 트레이딩본부장은 최근 신한은행으로 출근했다.

임 본부장은 우리투자증권에서 FICC운용본부장을 맡다가 NH투자증권으로 통합되면서 상품지원본부장으로 이동했다.

임 본부장은 채권딜링과 FICC 부문의 대가로 통한다. 국내에서 FICC사업을 처음 도입한 우리투자증권에서 FICC그룹장과 FICC운용본부장을 거치며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았다. 구 현대증권으로 옮기고서는 트레이딩본부를 맡아온 정통 증권맨이었다.

그는 지난해 말 KB증권을 떠났다가 최근 신한은행 유가증권운용본부장을 맡으며 은행원으로 변신했다.

올해부터 KB증권 자산관리(WM) 총괄본부장을 맡은 이형일 전무도 업종을 바꾼 케이스다.

이 전무는 KEB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출신으로, 25년을 은행원으로 보내다가 최근 증권맨이 됐다.

그는 KEB하나은행에서 리테일전략본부장 등을 지낸 자산관리 전문가다.

김형열 NH투자증권 부사장도 은행원에서 증권맨으로 업종을 전환한 경우다.

그는 NH농협은행 리스크관리 부행장 출신으로, 지난 2월부터 NH투자증권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임자인 김광훈 전 부사장도 은행원에서 증권맨으로 변신한 케이스다.

지난해 통합 KB증권 출범 뒤 WM리서치부에서 일했던 이상화 부장도 연초 KB국민은행 WM투자전략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구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출신으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출신이 은행으로 옮긴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었다.

이처럼 은행과 증권사 간 인력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전통적 의미의 은행원, 증권맨의 구분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은행이나 증권의 업무 범위가 확대되면서 업종 간 겹치는 부분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간 '기울어진 운동장' 등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던 것처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운용·판매 등 업무가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금융지주들이 은행과 증권 간 '시너지'를 강조하고, 복합점포를 늘리는 분위기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한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 관계자는 "하나의 금융지주 내 은행과 증권사가 모두 있다 보니 WM이나 트레이딩 등에서 통합된 하나의 회사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트레이딩이나 지점 영업 등 업무 자체는 은행과 증권에서 하는 일이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업종에 따른 사람들의 성향이나 분위기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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