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석 달 연속 1% 중반에도 못미친 소비자물가가 3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강세 압력을 높이는 재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전년 대비 1.5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3월 물가는 2월 물가지수인 1.4%도 밑돌았다. 그렇지않아도 낮은 인플레이션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물가지표는 한은의 편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1.5%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3월까지 소비자물가는 단순평균으로 1.23%에 그쳤다. 남은 석 달 동안 물가가 1.7% 이상 나와야만 한은의 전망치인 1.5%에 겨우 다다를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면, 낮은 인플레이션은 한은의 금리 인상을 늦추는 재료가 된다.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5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부활절 휴장 이후 돌아온 뉴욕증시는 무역전쟁 우려를 빌미로 또다시 조정을 받았다. 주요 지수는 2%대 하락을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8.92포인트(1.90%) 하락한 23,644.19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정부는 지난 주말 128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무역전쟁은 이미 알려진 재료다. 하지만 실적시즌을 앞둔 부담과 기술주 고평가 등 증시 조정 재료가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뉴욕증시가 조정을 받았음에도 채권금리는 강보합에 그쳤다. 10년물은 0.1bp 하락한 2.7382%, 2년물은 2.82bp 내린 2.2379%에 마쳤다.

주식시장의 조정과 관계없이 미 금리도 기술적 지지선까지 내려오면서 부담이 더해지는 양상이다. 10년물이 2.7%대 중반까지 하락하면서 추가 하락 여지가 적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시각이다.

전일 국고채 금리가 상승한 것도 낮아진 금리 레벨에 따른 조정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연초, 분기 초, 월초 등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곳간을 채우는 것이 심리적으로 유리하다. 돈을 잃고 시작하면 손실을 메워야 한다는 강박에 여유 있는 판단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 시장참가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2분기 시작부터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시장참가자들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시장참가자들의 소극적인 매매가 나타난다면 채권시장은 적은 거래량 속에 큰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

이날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예정돼있다. 1조8천500억 원으로 적지 않지만, 2월 발행량과 같다. 장기투자기관의 초장기물 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입찰 자체는 무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그동안 금리가 많이 하락한 것은 부담이다. 전거래일 국고채 30년물은 2.637%로 3월 중순 2.776% 기록한 고점보다 13.9bp나 내려왔다. 입찰에 소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56.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2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56.60원) 대비 1.15원 오른 셈이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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