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신은실 특파원 = 뉴욕유가는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우호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는 소식에 큰 폭으로 내렸다.

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94달러(4.1%) 급락한 45.1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 가격은 약 한 달 만에 가장 큰 일간 하락 폭을 기록했다.

유가는 전 거래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010년 이후 가장 긴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러시아가 추가 감산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이날 급락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유가는 지난 8거래일 동안 약 11%가량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러시아가 감산 기한 연장이나 감산 규모 확대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는 외신 보도에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는 추가 감산이 현재 감산 합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FXTM의 루크만 오튜뉴가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이날 유가는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반대한다는 보도가 매도세를 불러일으켜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일부 산유국들은 감산 합의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시장 안정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OPEC 회원국 중 감산에 예외를 인정받은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생산을 증가시킨 데다 러시아가 추가 감산 기대까지 약화하면서 유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애스팩츠의 리차드 말린손 애널리스트는 "거래량이 많지 않다"며 "펀더멘털이 많이 바뀐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전 거래일까지 8~9거래일 정도 상승했지만, 투자 심리는 여전히 하락 방향이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장 마감 후 공개되는 미국석유협회(API) 원유재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날 오전에는 미 에너지정보청(EIA)가 원유재고 공개한다.

두 지표는 통상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공개되지만 이번주는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로 발표가 하루씩 연기됐다.

최근 미국 자동차 판매 등 지표도 원유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에는 3% 하락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미국 금융회사인 레이먼드 제임스는 WTI가 연내 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을 유지하며 투자자들이 시장의 펀더멘털에 더 집중하길 권고했다.

레이먼드 제임스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원유시장이 하락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는 왜곡되거나 사실과 다르다며 여전히 유가가 상승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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