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종전'이 언급되는 등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한동안 증시를 이끈 바이오주가 주춤하며 남북 경제협력주가 바통을 이어받았고, 시장은 옥석 가리기에 분주해졌다.

2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지난달 6일 이후 남북 경제협력주 테마에 편입된 종목은 평균 30% 이상 올랐다. 이중 개성공단 관련주인 좋은사람들, 대북 송전 수혜주인 제룡전기, 선도전기 등은 100% 이상 급등하며 남북 관계 개선 기대감을 뚜렷하게 반영했다.

이러한 열기는 장외시장에서도 포착됐다.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 개발권 등을 추진하는 현대아산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 장외시장에서 4배 가까이 급등했다.

현대아산 지분을 67% 이상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도 덩달아 뛰며 지난달 7일부터 80% 가까이 상승했다. 일부 증권사는 현대아산의 지분 가치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50%가량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시장의 초기 관심은 남북 경협주, 건설업종, 인프라 투자 관련주, 소재주 등에 쏠렸다. 이후 대북 경제지원이 기간 설비 투자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에 전력, 통신업종 등으로 온기가 확산했다.

이 과정에서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금융업종의 역할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높아졌다.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온기가 증시 전반으로 퍼진 것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 담당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 완화가 국내증시 멀티플(PER)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나 기존 남북경협 트랙 레코드를 쌓은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시 전반에 점차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인덱스 매수에 따른 대형주 위주로 주가 선반영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북 경협주의 부각과 맞물리며 바이오주의 버블을 경계하는 차익 매물이 출회되기도 했다.

상승 폭이 컸던 바이오주에서 남북 경협주로 순환매가 형성되며, 당분간 시장에서는 수혜주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전망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경협 사업의 확장과 철도, 가스관 연결을 통한 한반도 신 경제지도 구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아산 지분을 가진 현대엘리베이터, 금강산 관광주인 에머슨퍼시픽 등이 수혜주"라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펀더멘털 변화는 중장기 요소"라며 "우선으로는 건설, 인프라, 소재 등 업종별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인프라 관련주의 상승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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