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최정우 기자 = 남북정상회담이 이번 주로 다가오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할인)가 완화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3일 남북정상회담이 당장 주가지수를 끌어올리기보다 중장기적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남북정상회담뿐 아니라 북미정상회담을 거쳐 비핵화와 종전선언, 평화협정, 북미수교까지 원활하게 진행돼야 주가지수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급하게 상승에 베팅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바로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며 주가지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은 기업 실적이 개선될 때나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때 주식을 매수하곤 한다"며 "독일의 경우도 통일하면서 주가지수가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북정상회담이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신용등급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악재로 작용하곤 했다"며 "이런 부분이 완화되면서 남북정상회담이 주가지수에도 긴 방향에서 호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유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과 신흥시장채권지수(EMBI+) 스프레드와의 차이를 보면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마이너스 값이 넓어지면서 대북 리스크 완화를 반영했다"며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 대비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 차이도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는 이미 주가지수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비핵화와 종전선언, 평화협정, 북미수교까지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눈에 띄게 완화되지는 않으리라고 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종전선언이 이뤄져야지 기대만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외국인은 한국에 투자할 때 주로 기업 실적에 따라 움직이고 지정학적 리스크는 주가 아니다"며 "외국인은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 가격이 내려간 한국 주식을 오히려 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남북 긴장완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어느 정도는 해소될 것"이라면서도 "기대가 과열된 부분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를 너무 선반영해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은 위험하다"며 "오는 6월 열리는 북미정상회담까지 보고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는 지난달 초 대북 특사를 파견할 때부터 코스피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남북과 북미 간 대화가 잘 되더라도 북한이 김정일 정권 당시 비핵화 약속을 돌연 취소한 적이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은 지정학적 이슈보다 기업 실적에 달려 있다"며 "1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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