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1분기 전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으나 상당수 지방 정부의 GDP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 중국 경기를 낙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 수치를 발표한 17개 성급 정부 중 11곳의 성장률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하락했다. 4곳은 작년과 같았으며, 2곳만이 작년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성장률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어 하반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전날 주재한 정치국회의에서 복잡한 대외 정치·경제 환경 속에서도 경제가 순항할 수 있도록 역내 수요를 촉진할 수 있도록 애쓸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발언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한때 중국 경제 성장률을 대표했던 톈진시는 1분기 GDP 성장률이 1.9%에 그쳤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달성한 성장률 8.0%에 비해 급감한 것으로 전국 수준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중국 제조업 허브로 부상했던 톈진시는 당시 12.4%~17.4%의 높은 성장률로 4년간 중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톈진시에 소재하는 연 매출 2천억 위안 이상인 제조업체들의 생산량 증가분은 0.1%로 2017년보다 2.2%포인트 더 낮아졌다.

1분기 톈진시 고정자산투자도 전년동기대비 25.6% 감소했다.

북부 해안에 있는 톈진시는 중공업과 물류 산업에만 의존하다 신규 투자와 최첨단 산업 유인 실패로 성장세가 고꾸라졌다.

톈진시 통계국은 "경제 역풍이 매우 강하다"라며 "그러나 양질의 발전을 위한 모멘텀은 바뀌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톈진시는 지난 1월 경제 특구인 빈하이신구의 2016년도 경제 지표 조작이 드러나 곤욕을 치른 곳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1분기 GDP를 발표한 곳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구이저우 성이다. 구이저우 성의 1분기 GDP 성장률은 10.1%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구이저우는 중국의 클라우딩 산업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관련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구이저우 성의 두 자릿수 성장세도 상당 부문이 투자와 부채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구이저우 성의 1분기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17.8% 증가해 전국 평균인 10.3%를 웃돌았다. 해당 성의 GDP 대비 부채 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SCMP는 중국은 올해 양질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드러난 지표에서는 구경제에서 신경제 모델로 전환하려는 중국의 시도가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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