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디레버리징·무역갈등' 복합적 요인

하루 주식 거래량 2천억 위안 밑돌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올해 중국증시가 5%가량 하락하면서 주요 글로벌 증시 중에서 최악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 부채 억제를 위한 정부의 디레버리징 지속 등으로 올해 6월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기대에도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WSJ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5.4%가량 하락했다. 선전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5.00%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같은 기간 보합 수준이고, 홍콩 항셍지수가 2.4% 오르고, 일본 닛케이지수가 2.1% 하락한 것과 비교해 중국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특히 1월 말까지 가파르게 오르던 중국증시는 1월 고점 대비로는 12%가량 떨어진 상태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주 차오핑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명목 성장률이 지금까지는 좋아 보이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가 분명히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하이증시는 작년에만 6.6% 올라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최근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작년 투자자들은 당국의 구조조정 및 공급 과잉 해소 노력이 강화되자 국유기업에 대거 투자해왔다.

그러나 1월 말 당국이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차익실현 압박이 높아지면서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표적으로 중국 최대 석탄업체 신화에너지(601088.SH)는 작년 67% 급등했지만, 가격 부담에 올해 들어 8.8% 하락했다.

JP모건의 주 이코노미스트는 "공급자 측 개혁, 소비 중심 성장 스토리 등은 너무 오랫동안 회자해 투자자들이 이에 약간 싫증이 나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올해 초 대형주에서 많은 투자자가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의 금융 디레버리징 규제도 시장에 지속해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챈슨앤코의 션 멍 디렉터는 "디레버리징 캠페인은 시장에 신규 유입되는 자금을 줄인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에 크게 타격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상하이증시의 하루 주식 거래량은 2천억 위안을 밑돌고 있다. 이는 1월 중순 3천억 위안을 웃돌던 데서 낮아진 것으로 2015년 주식시장 폭락 이전 수준인 하루 1조3천억 위안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월까지 두 달 연속 중국 주식 보유량을 축소했다. 지난 1월 외국인 중국 주식 보유액은 1조2천800억 위안에서 3월 1조2천억 위안으로 줄어들었다.

티. 로우 프라이스의 안 루 홍콩 소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본토에 상장된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를 1월 말에 주가가 하락하기 직전에 최고 10%에서 7%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나쁜 뉴스를 무더기로 사는 것과 같다"라며 "당장 시장은 수출 관련 사업이 있는 기업들을 매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중국 광케이블 업체인 강소형통광전자(600487.SH) 주가는 지난 2주간 9%가량 하락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ZTE(중흥통신)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확산하자 통신 관련 부품 공급에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BNP파리바의 캐롤라인 유 마우러 중화권 주식 담당 헤드는 "중국에서는 시장이 한쪽으로 갈 때 그 방향으로만 너무 나가는 경향이 있다"라며 "사람들이 팔 때 모든 투자자가 다음 매도세가 나오기 전에 (시장에서) 나가길 원하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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