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도이체방크는 "경상수지 적자 증가와 함께 재정 적자가 급증함에 따라 미국이 이머징마켓과 같은 부채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27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자체 모델로 측정할 때, 미국 부채위기 가능성이 역사적 저점인 9%에서 최근 16%로, 7%포인트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퀸 브로디 매크로 스트래터지스트와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험이 즉시 나타나지 않고 징후가 과장됐을 수 있지만, 위험은 생겨나고 있으며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재무부가 국채 발행을 대규모로 늘릴 계획인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수요가 감소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미국 채권 발행은 2017년 1조 달러에서 올해 1조5천억 달러, 내년에는 2조3천억 달러로 늘어난다.

이들은 "위기는 보통 파이낸싱의 급작스러운 중단에서 온다"며 "예산과 경상수지 동반 적자는 자본 유입이 필요하고 외국의 채권 수요 감소는 즉각적인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ECB의 QE 축소로 투자자들의 구매력이 줄어들 수 있는데, 실제 입찰률을 볼 때 채권 수요는 떨어지고 있다.

이들은 "채권 순공급 규모가 향후 18개월간 두 배가 될 것"이라며 "위기의 트리거가 되지는 않겠지만, 미국 채권의 미래 수요에 대한 우려가 장기금리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이체방크는 "결론은 채권 자경단이 10년간의 겨울잠에서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란 인플레이션을 조장한다고 판단되는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 국채를 매도함으로써 항의하는 투자자로, 1984년 경제학자 에드 야데니가 만든 용어다.

이들은 "물론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요구하는 규모와 범위에 있어 미국 채권 이외의 대안은 없고, 미국은 유일하게 해외에서도 자국 통화로 돈을 빌릴 수 있다"며 "그런데도 미국이 부채위기로 향하는 초기 신호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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