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올해 여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인 성향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한국 증시 투자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긴축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하반기 한국 증시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따라서 경기 민감주보다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방어주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남북 관련 정치적인 이벤트 등도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결국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미국의 긴축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의 소비가 3월부터 살아나면서 전반적인 경제지표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률도 올해 여름까지는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는 연준이 긴축에 속도를 내도록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ECB와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긴축 정책에 나설 수 있다.

연준은 지난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고 올해 두 차례 추가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 올해 세 차례 추가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의 매파적인 분위기는 여름에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속할 때 글로벌 금리 인상 확산 여부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센터장은 "3분기에 ECB의 테이퍼링이 강화되고 신흥시장 국가들이 금리 인상에 동참하면서 글로벌 유동성 위축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을 고려해 방어주와 내수주 비중을 점차 늘려갈 것을 권고한다"며 "화장품과 면세점, 호텔, 음식료, 제약바이오 등이 경기 둔화 국면에서 시장을 이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민감주 중에서는 조선과 자동차가 양호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신흥국 증시의 전반적인 조정 가능성이 있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문다솔 흥국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정책 변경을 앞두고 있고 달러 방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위험 선호가 이전보다 약화했다"고 평가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 과열과 경기 고점 논란이 부상하면 신흥국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하반기 국내외 증시 상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의 점진적인 축소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ssh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