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차이나 에너지 리저브 앤드 케미컬스(CERCG·중문명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의 3억5천만 달러 채무 불이행 여파가 번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연쇄 디폴트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향후 12개월 동안 만기가 예정된 중국의 채권 규모는 20조 위안(약 3천364조 원)에 달한다면서, 연쇄 디폴트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윈드 인포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채권 디폴트를 선언한 중국 본토 기업은 12개로, 이 기업들이 상환하지 못한 채권 규모는 총 160억 위안(약 2조6천900억 원)에 달한다.

대출이나 채권 상환금을 지불하지 못한 본토 기업은 20개가 넘는다.

CERCG 디폴트에 앞서서는 중국 화신에너지(CEFC) 자회사 상하이화신국제(CEFC Shanghai International Group)가 지난달 21일 만기 단기 채무 20억 위안(약 3천360억 원)을 갚지 못했다.

SCMP는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위기 상황을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 정책 탓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강도 높은 유동성 제한 정책 때문에 기업들이 신규 자금조달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왕 펑 예랑자본 회장은 중국 정부가 디레버리징 정책을 지속 추진하고 있는 만큼 상당수의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금융 당국은 경제 디레버리징에 강경한 자세다"라면서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수십 개의 기업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펑 회장은 "투자자들이 디폴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향후 몇 개월 안에 더 많은 디폴트가 생길지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기업의 연쇄 디폴트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왔다.

가오 팅 UBS 증권 중국 전략 헤드는 디폴트 규모가 중국의 전체 부채 규모에 비해선 비중이 크지 않다면서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아직 높은 리스크는 보이지 않았다"면서 "디폴트가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나서 디폴트 문제가 크게 번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딩 하이펑 인테그리티 파이낸셜 컨설팅의 컨설턴트는 "중국의 금융시장은 완전히 시장의 힘에 따르는 것이 아니다"면서 "정부는 (금융) 안정을 추구하고 있고, 경제에 디폴트가 퍼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SCMP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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