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북미정상회담 성공으로 북한이 비핵화를 단행해 글로벌 기업들의 북한 진출이 허용되더라도 미국 기업들의 북한 진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CNN머니가 1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면 미국의 민간 투자가 허용될 것이라고 언급해 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아시아의 주요 공급망인 중국, 한국, 일본의 중심에 놓여 지리적으로 유리한 이점을 가진 데다 노동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전자와 섬유 제조 산업의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해 북한 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CNN머니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북한을 극도의 경계를 갖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김정은 정권의 과도한 개입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북한에 투자하는 데는 여전히 걸림돌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CNN머니에 "북한 정권이 주요 투자를 허용할 것 같지 않다"라며 "북한 정권은 국제 시장에 상당한 의심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CNN머니는 북한의 최대 교역파트너인 중국은 오히려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선점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대학교에 피터 와드 연구원은 북한이 중국이 추진 중인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일대일로 정책'의 후보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과거 스리랑카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중국에 함반토타항의 운영권을 넘긴 사례를 지적, 북한도 중국 자금이 마냥 반갑지는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와드는 "북한은 중국이 미래의 부실자산 소유권을 강제로 취하는 것은 극도로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북한에 투자했던 외국 기업들의 실패 사례도 글로벌 기업들의 북한 투자에 걸림돌로 지적됐다.

1980년대 북한은 유럽과 일본 은행들로부터 빌린 대출을 갚지 못해 디폴트를 맞았고, 2000년대 후반에는 이집트 오라스콤이 북한 정권과 손잡고 무선통신망 구축을 위한 합작투자에 나섰다가 수익을 반출하지 못해 곤욕을 치렀다.

CNN머니는 또 1998년에는 한국의 현대그룹이 금강산 투자를 시작했으나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리조트는 폐쇄됐으며, 남북 경제협력 방안의 하나로 이뤄진 개성공단도 2016년 정치적 긴장 고조로 폐쇄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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