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MSCI가 시장 접근성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를바탕으로 아르헨티나를 거의 10년 만에 신흥시장(EM) 지수로 복귀시켰다. 아르헨티나 당국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된 덕분에최근 금융시장 혼란은 변수가 되지 않았다.

MSCI는 2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지수를 신흥시장 지위로 재분류한다고 발표했다. 2009년 프런티어 시장으로 강등된 지 거의 10년 만이다.

이번 결정은 내년 중반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초기 도입은 역외 상장된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MSCI는 이번 결정은 "(분류 심사) 논의에 참가한 시장 참가자들의 재분류 제안을 폭넓게 받아들인 것"이라며 "특히 국제 기관투자자들은 분류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주식시장 접근성 환경을 유지하려는 아르헨티나 당국의 역량에 신뢰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정부가 주식시장의 접근성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신뢰가 이러한 결정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페소화 가치가 급락해 금융 불안이 제기된 바 있다.

아르헨티나는 자금 유출 우려와 시장 불안을 억제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5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는 데 합의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결정은 IMF가 아르헨티나에 구제금융을 최종 승인했다고 발표한 지 몇 시간도 안 돼 나왔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의 지지부진한 개혁과 대외 부채 증가 압박이 금융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MSCI도 최근 아르헨티나에 나타나는 금융시장 불안을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MSCI는 "아르헨티나의 외환에 영향을 미치는 최근의 이벤트에 비춰 아르헨티나 당국이 자본통제나 환율통제와 같은 시장 접근성 규제를 도입할 경우 재분류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SCI는 작년 시장 접근성과 자본통제 및 외환 규제 등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해 아르헨티나를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의 지수 편입은 외환시장 매도세가 나오기 전에는 상당 부문 예상됐다. 중도 우파로 평가받던 마크리 대통령이 2015년 정권을 잡은 후 시장 친화적인 개혁 조치가 도입되면서다.

마크리 대통령이 집권한 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4년 만에 환율통제를 해제해 페소화가 외환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도록 했다. 또 월간 자금송환 한도와 유예기간도 해제해 외국인들의 자금송환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약세가 아르헨티나 경제 발목을 잡으면서 아르헨티나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MSCI의 결정은 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성 등 기술적인 문제에 기반을 둬 이뤄진다. 또 자사의 지수를 추적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된다.

이번 결정도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아르헨티나 정부가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의 신뢰에 바탕을 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MSCI의 조치로 앞으로 4개월간 아르헨티나의 주가가 20%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신규 유입 자금이 40억 달러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MSCI 아르헨티나 지수는 올해 들어 37% 하락했으며 페소화 가치는 미 달러화에 33% 떨어졌고, 아르헨티나 채권 가격은 14%가량 낮아졌다.

JP모건의 추정에 따르면 이번 지수 편입으로 38억 달러가량의 자금이 아르헨티나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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