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곽세연 연합인포맥스 기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2일 세계 무역전쟁 부담이 계속되는 가운데 상승 출발했다.

전 거래일까지 8일 연속 하락해 최근 40년 동안 가장 긴 연속 하락 기록인 9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상승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오전 9시 45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 지수는 전장보다 118.10포인트(0.48%) 상승한 24,579.80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94포인트(0.29%) 오른 2,757.70, 상승 출발했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82포인트(0.27%) 하락한 7,692.13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 및 주요국의 무역전쟁 파장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 회담에서의 증산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

실제 관세 부과를 2주일가량 남겨두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협상에 나서거나 갈등을 누그러뜨릴 조짐은 나타나지 않지만, 증산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해 에너지주 중심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전날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관세 인하와 공정한 경쟁의 장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미국의 교역상대국이 무역장벽을 높게 만드는 것을 어렵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 위협에 대해 이미 충분한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면서 "양적, 질적 조치를 포함한 각종 조치를 도입할 것"이라고 맞섰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자멸적이라면서 중국의 현대화를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인민은행이 이르면 다음 주 제한적(targeted) 지급준비율(지준율.RRR) 인하를 발표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소기업 등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은행을 대상으로 선택적 지준율 인하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단행키로 했다. EU의 보복 관세 대상은 철강을 비롯해 버번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피넛버터, 크랜베리, 오렌지 주스 등 28억 유로(약 3조6천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이다.

일각에서 중국과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피하고자 미국이 재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국제유가가 반등해 증시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을 줬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들은 이날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연다.

OPEC은 회의에서 하루 60만 배럴 정도의 원유 생산을 늘리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100만 배럴가량의 증산에 합의했지만, 실제 증가량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목표치의 3분의 2 정도일 것으로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하루 60만~80만 배럴의 공급 증가 가능성을 제시했다.

증산 불확실성이 줄어든 영향으로 브렌트 8월물 가격은 2.1% 오른 74.60달러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6% 상승한 67.24달러에 거래됐다

유럽증시는 에너지주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82% 상승했다.

셰브런과 엑손모빌 등 에너지주가 1% 이상 오르고,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35개 대형 은행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최근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인다.

이날 개장전 거래에서는 휴대전화 제조사인 블랙베리와 중고차거래업체 카맥스가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며 상승했다. 반면 소프트웨어업체인 레드햇은 실적 가이던스가 실망감을 주며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우려로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에밀리 로랜드 캐피탈마켓 리서치 헤드는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지만, 경제 기초여건이 여전히 강하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며 "이는 앞으로도 위험 자산을 떠받치는 요인이 될 것이지만 더 많은 협상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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