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올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대형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에서 도이체방크가 유일하게 떨어지면서 해당 은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은행들의 자사주 매입 및 배당 계획을 승인하는 2차 심사에서 도이체방크 미국 계열사의 자본계획에 "상당한 취약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연준의 올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은 도이체방크가 유일하다.

연준은 도이체방크의 "자본계획 관행에 폭넓고 결정적인 결함(widespread and critical deficiencies)이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은행의 주요 사업분야에 수익과 손실을 예측하는 역량이 부족하고 위험관리 통제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이러한 취약점은 해당 은행이 "미래를 예측하며 자본 수요를 효과적으로 결정하는" 은행의 역량에 대한 우려를 높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평가에 포함된 도이체방크의 미국 계열사는 미국 내 트레이딩 플랫폼을 포함해 미국 사업부의 주요 부문을 망라한다.

도이체방크는 성명서에서 회사는 자본계획 역량과 통제, 인프라 부문을 계속 개선해왔으며 이번 결과는 모기업의 "배당 지급이나 기타 자본 배분 등과 같은 자본 행동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3년 연속 세후 적자를 기록하고, 구조조정과 비용 삭감 등의 조치를 단행하고 있어 최소한의 배당금을 자본계획에 포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모기업의 배당금이 소액이기 때문에 미국 계열사가 모기업에 배당금을 이전하지 못하더라도 그에 따른 영향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도이체방크를 포함해 외국계 은행들의 테스트 결과가 공개된 첫해다.

지난주 도이체방크를 비롯한 다른 외국계 은행들은 1차 테스트는 모두 통과했다. 당시 테스트는 위기가 닥쳤을 때 은행이 적정 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양적' 평가였다면 이날 평가는 위험관리 역량 등을 보는 '질적' 평가다.

앞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도이체방크를 '문제 은행'에 포함하면서 도이체방크가 연준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바 있다.

이달 1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도이체방크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하면서 도이체방크에 대한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피치도 지난주 도이체방크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며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4월 존 크라이언 최고경영자(CEO)를 경질하고, 대대적인 감원을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실적 부진으로 지난 27일에는 역대 최저인 8.76유로까지 하락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40% 이상 떨어진 상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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