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최근 몇 년 사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법인영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잦아졌다. 여의도 리서치센터를 가장 오랫동안 지켜온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까지 법인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앞으로의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법인영업본부장석이 내부사정으로 공석이 되면서 조 전 센터장을 법인영업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조 본부장은 약 25년 동안 리서치센터에 몸담았으며 2004년부터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한 최장수 센터장이다.

1993년 대우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시작해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와 메리츠증권 리서치팀 등을 거쳤다.

그는 묵묵하게 시장 분석에 집중하면서 매년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때로는 증권시장뿐 아니라 변화하는 리서치센터 환경이나 애널리스트들에게도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다.

리서치센터장이 법인영업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전 리서치센터장이 법인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안수웅 SK증권 전 리서치센터장도 법인영업본부장으로 선임됐던 사례가 있다. 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을 거쳐 홀세일사업단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렇듯 리서치센터장 출신이 법인영업으로 진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같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센터장들은 시장 전망 세미나 등으로 펀드매니저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과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기관 영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특히 과거 펀드에 자금이 활발하게 들어올 때보다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인재들이 더욱 필요한 환경이 됐다.

펀드 성장세가 정체된 데 따라 요즘 증권사들은 연기금에 더욱 포커스를 두고 영업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추세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A 관계자는 "아무래도 증권사는 영업해서 돈을 버는 회사이기 때문에 영업의 최일선으로 가는 것은 뒤에서 백업하는 업무를 하다가 실전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며 "성과가 좋으면 리서치센터에 있을 때보다 성과를 봉급으로 바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귀띔했다.

증권업계 B 관계자는 "기관 영업이 잘 되려면 펀드가 많이 팔려야 하고 그래야 브로커리지 수익도 늘어날 텐데 펀드가 급증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법인영업이 쉬운 환경은 아니다"며 "어느 때보다 실력 있는 인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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