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이번 주(9~13일)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이 시작한 무역전쟁이 확전할 가능성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일(미국시간)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모두 하락했고, 유로화는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장보다 0.16엔(0.14%) 떨어진 110.42엔으로, 유로-달러는 0.0052달러(0.44%) 상승한 1.174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로-엔은 0.53엔(0.41%) 오른 129.78을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6일 34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기로 하면서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개시했다.

무역전쟁 개시에도 이미 시장이 예상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가는 오르고 엔화는 하락했다.

하지만 이번 주 시장은 양국의 추가 관세 가능성을 주시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주 후에 160억 달러 상당의 추가 관세가 발효되고, 중국이 보복하면 추가로 2천억 달러, 이후 또 3천억 달러어치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오는 13일 발표될 중국 무역수지가 양국의 무역 긴장을 높일지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12일부터 사흘간 영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의 대외 일정은 직접적으로는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되겠지만, 트럼프가 유럽 국가들과 반목을 강화할 경우 무역 갈등이 심화할 수 있어 위험회피 심리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수입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상태이며 이는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번 주 투자자들은 무역 이슈 이외에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경제 지표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발표된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21만3천 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19만5천 명을 웃돌았으나 실업률은 4.0%로 전달의 3.8%에서 상승했다.

고용은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보여줬으나 달러화는 고용 지표 발표 후 하락 전환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차익실현 매물과 시간당 임금이 예상치를 밑돈 것이 달러화 약세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6월 시간당 임금은 전달보다 0.2%가량 증가해 월가 예상치인 0.3% 상승을 밑돌았다.

코먼웰스 포린 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이시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임금 상승률이 예상에 못 미쳐 달러화가 하락했다"며 "이는 노동시장이 '완전 고용'에 아직 가까이 가지 않았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에는 12일 미국의 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은 CPI가 전년 대비 2.9%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2년 이후 최고치이다. 근원 CPI도 전년 대비 2.3% 증가해 전달의 2.2%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CPI가 예상 수준에 부합한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경로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CPI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무역전쟁 우려 속에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미 달러화가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올해 2분기 들어 달러화는 5.1% 올랐고 올해에만 거의 2%가량 상승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그렉 앤더슨 외환 전략 헤드는 "2분기에 달러가 크게 오른 후 달러가 3분기에 전환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라며 "문제는 시기다"라고 말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외환 전략가는 "시들한 임금 지표,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 무역전쟁 긴장" 등이 모두 연준의 긴축 가속화에 부정적인 요소라며 "달러화의 조정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챈들러는 유럽 합성 구매관리자지수의 개선과 독일 제조업 수주의 급등, 유럽중앙은행(ECB)의 첫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내년 말에서 내년 9월로 당겨진 점 등을 근거로 유로화가 바닥을 쳤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주 유럽에서는 9일 피터 프랫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프랫 이코노미스트는 6월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6월 회의에서 자산 매입 종료 시기를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해 유로화를 끌어올린 바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9일 경제 및 통화정책과 관련해 의회 증언에 나설 예정이다. 이외 ECB가 12일 발표할 통화정책회의 의사록도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은 오는 11일 예정된 캐나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 올린 1.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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