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채권시장은 환율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달러화 강세에 대해 불편한 입장을 드러낸 만큼 달러 가치 흐름에 따라 자산가격 방향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지난 주말 미국 국채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30년물은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었다. 10년물은 5.69bp 상승한 2.8973%, 2년물은 0.86bp 높은 2.5953%에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강세가 우리에게 불이익을 준다"며 "위안화가 너무 빨리 떨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를 촉발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에 대해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4월 이후 미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여타 국가 통화가 모두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원 환율은 4월 3일 1,054원에서 전 거래일 1,133.70원까지 79.7원 올랐다. 달러인덱스가 90에서 94.43으로 높아졌다.

시장참가자들은 원화 약세가 두드러진 데 따른 부담을 느끼고 있다.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내외금리 차 확대를 감내할 수 있다고 하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놓고 미 달러화 강세를 비판한 만큼, 달러-원은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크다.

역외차액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7.3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3.70원) 대비 5.70원 내렸다.

외국인의 채권 매수가 확대할지 살펴봐야 한다.

지난주 외국인은 통안채를 중심으로 6천억 원가량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3주 연속 1조 원 미만으로 채권을 사들인 적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국내 채권 현물 매수세는 주춤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진 탓도 있겠지만, 환율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날 한은은 통안채 91일 물 9천억 원, 통안채 1년물 1조 원 입찰에 나선다. 통안채 91일 물 만기는 10월 금통위가 끝난 후에 돌아온다. 채권시장에서는 4분기 중에서도 10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단기물 수급이 우호적이긴 하지만, 월말을 앞두고 매도가 나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주 단기물 금리는 매수와 매도의 부침이 나타날 수 있다.

국고채 20년물 입찰도 관건이다. 최근 흐름만으로 봤을 때 20년 입찰이 금리 상승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입찰 물량도 6천500억 원으로 많지 않다. 다만, 미국 30년물 금리가 3%를 넘는 등 상승 흐름을 보여,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이번 주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가 예정돼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채권 강세 재료로 작용했던 만큼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8포인트(0.03%) 하락한 25,058.12에 거래를 마쳤다.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1.4%) 상승한 70.4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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