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한국형 헤지펀드에 한 달 새 1조원이 유입되며 21조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종가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21조7천5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 20조원을 넘어선 뒤 약 한 달여 만에 설정액이 1조원 늘어난 것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금융당국이 지난 2011년 말 기존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하며 출범했다. 출범 후 4년여 동안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었다.

2016년 말 약 6조6천억원에 불과하던 한국형 헤지펀드 규모는 지난해 말 두 배 가까이 늘며 12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올해 들어서도 9조원 넘게 증가하며 크게 증가하고 있다.

펀드 수도 크게 늘어 1천400여개에 달한다. 이번 달에만 70여 개의 펀드가 새로 설정됐다.

최근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커진 데는 채권형 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의 공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채권형 헤지펀드의 큰 손인 교보증권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18개의 펀드를 새로 출시하고, 약 2천900억원을 끌어모았다.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최근 자금 유입세는 줄었지만, 누적 기준 출시 100일 만에 사모형으로 약 2조 2천억원을 끌어모았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급증한 것은 공모펀드 시장에서는 자꾸 자금이 빠져나가고, 사모펀드로만 돈이 몰리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스닥벤처펀드로도 돈이 많이 모였다. 공·사모펀드 다 합치면 3조원 넘게 돈이 모였기 때문에 초기 흥행에는 성공했다고 평가한다"며 "이제 남은 것은 수익률을 잘 내서 투자자들을 만족하게 하는 것으로, 아직은 마음의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자산운용사들의 한국형 헤지펀드의 운용 경험이 쌓이고, 전문 분야가 생겨나면서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쌓이면서 거액 자산가들에게 한국형 헤지펀드가 유용한 투자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어 올해도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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