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대장주 애플 주가 급등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맞서며 혼재됐다.

미 국채 가격은 예상 수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하락했다. 10년 국채수익률은 장중 3%대를 다시 터치했다.

달러화는 무역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예상 수준으로 나오면서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증산 부담과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영향으로 큰 폭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에서 "경제 활동이 강한(strong) 속도로 증가한 것을 시사했다"고 하는 등 낙관적인 경기 인식을 유지하며, 추가적 점진적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에서는 탄탄한 고용시장 상황이 확인됐지만, 주택과 제조업에서는 부정적 신호도 나왔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민간부문 고용은 21만9천 명 늘었다. 지난달보다 신규고용이 늘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18만5천 명보다 많았다.

반면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60.2에서 58.1로 하락했다. 지수는 석 달 만에 하락했으며, WSJ 예상 집계치는 59.5보다 부진했다.

미국 관세와 이에 대한 상대국의 보복관세 등이 기업가들의 심리를 저해한 것으로 평가됐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이 내놓은 7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계절 조정치)도 전월의 55.4에서 55.3으로 하락했다. 시장 전망치 55.5보다 낮았다.

또 미 상무부는 6월 건설지출이 전달보다 1.1% 줄어든 연율 1조3천170억 달러(계절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1.37포인트(0.32%) 하락한 25,333.8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93포인트(0.10%) 내린 2,813.3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50포인트(0.46%) 상승한 7,707.2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애플 실적 발표 후 기술주 움직임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추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따른 미 국채금리 동향 등을 주시했다.

애플은 전일 장 마감 이후 발표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랠리를 펼쳤다. 애플 주가는 이날 5.9% 급등한 201.50달러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약 9천900억 달러로 올랐다. 미국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애플 주가가 약진하면서 최근 증시를 짓눌렀던 기술주 하락에 대한 우려도 다소 경감됐다.

이날 아마존 주가가 1.1% 오르고, 넷플릭스도 0.3% 상승했다. 다만 페이스북은 0.5% 내려 약세를 보였다.

애플 중심으로 기술주가 회복했지만, 나머지 분야에서는 무역전쟁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다.

백악관은 이날 장 마감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제품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에 제시했던 10%에서 25%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백악관은 다만 "중국과 무역 분쟁에 대한 협상에 여전히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발표에 앞서 미국이 관세율을 올릴 것이란 보도가 이어지며 시장의 투자 심리가 훼손됐다.

반면 전일에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 완화를 위한 고위급 대화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양국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밖에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계자 발언이 잇달아 나오는 등 무역정책 관련 소식이 엇갈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일본은행(BOJ)의 장기금리 변동성 확대 용인 결정과 미국 고용지표 호조 등이 맞물리면서 FOMC 결과 발표 이전부터 3% 선을 넘어섰다.

미 금리가 앞서서도 여러 차례 3% 선을 넘었던 만큼 증시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 수익 개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은행주는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이날 종목별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보잉과 캐터필러 주가가 각각 1%와 3.7% 하락했다. 체사피크 에너지는 2분기 실적 부진과 국제유가 하락이 겹치며 5.7% 급락하는 등 에너지주도 부진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97% 오르며 선방했다. 금융부는 보합세를 보였다. 에너지주는 1.33% 하락했고, 산업주도 1.28%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증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US뱅크 웰쓰 매니지먼트의 마이크 배엘 이사는 "무역 관련 이야기는 날마다 바뀌고 있다"며 "지난주에는 유럽과의 긴장 완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재정 부양과 경제 지표의 호조가 관세보다는 더 영향이 클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관세 충돌이 악화하면 주가에 더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1.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49% 상승한 13.1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3bp 오른 2.987%를 기록했다.

장중 3.012%까지 올라 6월13일 이후 다시 3%대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9bp 상승한 2.678%를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8bp 상승한 3.113%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9.5bp에서 이날 30.9bp로 확대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점진적인 추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제퍼리스의 워드 맥카티 수석 금융 경제학자는 "톤이나 내용 등 정책 성명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경제에 대한 낙관론 반영을 계속했는데 이는 9월과 12월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채 발행 부담도 작용했다.

미국 재무부는 국채 입찰을 통해 향후 3개월간 총 300억 달러 규모로 국채 발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3개월간 270억 달러 규모 발행에서 늘어난 것이다.

투자자들은 세계 중앙은행이 금융위기 이후 취했던 대규모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서서히 줄이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미국 재무부의 발행 증가가 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의 돈 엘렌버거 멀티에셋 전략 대표는 "늘어난 국채 효과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고 싶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대출 비용을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유럽과 아시아의 국채 수요로 미국이 수혜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엘렌버거 대표는 "수요가 있는 한 더 많은 국채를 감당할 수 있다"며 "만약 독일이나 일본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은 더 나은 대안을 국내에서 찾을 수 있어 미국 채권 수요를 흡수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국채의 기록적인 매도세에 따른 수익률 급증도 이날 미 국채 수익률이 3%를 터치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 뉴욕시장 마감 무렵 0.044%에서 이날 0.126%로 뛰어올랐다. 이는 2년래 가장 큰 하루 수익률 상승 폭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전일 기자회견에서 10년물 금리 용인 범위를 이전보다 두 배 늘린다고 발언한 영향이 컸다.

이런 비둘기적인 통화정책 유지 방침에 일본 국채에 대한 하락 베팅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시장은 분석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디렉터는 "대부분의 팔자는 10년 만기 이상의 일본 장기물에서 발생했다"며 "일본 국채 선물에서 많은 마진 콜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속에서 오는 3일에 발표될 고용보고서에 채권시장의 관심이 더 쏠리게 됐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의 마이클 아론 최고 투자전략가는 "고용시장이 강하고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어 9월에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며 "연준이 고용시장이 강해지고 있다고 했는데, 오는 3일에 발표되는 고용 보고서에서 임금이 더 올라가면 12월 금리인상 확률을 더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64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11.80엔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60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693달러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18엔을 기록, 전장의 130.73엔보다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16% 오른 94.654를 기록했다.

달러는 FOMC 결과가 발표된 뒤 상승폭을 다소 줄였다. 예상 수준의 FOMC 결과보다는 무역 긴장 고조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추가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당초 경고한 10%에서 25%로 올릴 수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무역전쟁 긴장이 재차 고조됐다.

이날 미국 백악관은 중국 관세와 관련된 진전사항 기자회견을 예고, 관세율을 25%로 올리겠다고 공식 발표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 하락세를 이어왔던 안전자산 엔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FOMC 회의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점진적인 추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의 마이클 아론 최고 투자전략가는 "시장을 움직인 것은 연준이 아니라 무역 긴장이었다"며 "연준은 계속해서 금리 인상 경로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만 줬고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헌터 미국 경제학자는 "재정 부양에 힘입은 활동 증가로 고용시장의 강세가 지속됐다"며 "이는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 유지에 힘을 실어준다"고 강조했다.

에버든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맥캔 선임 경제학자는 "연준이 방향을 바꿀 날이 확실히 아니었다"며 "트럼프의 트윗이 파월의 경로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피할 수 없는 결단에 있어 용기를 시험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중국 위안화는 추가로 하락했다.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8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위안화 약세에 일조했다.

달러-위안은 6.8215위안을 기록했다.

로보뱅크는 "달러-위안이 2016년 고점인 6.9646달러 아래에 있지만, 위안화가 추가로 약세를 보이면 다른 지역 경제와 상품 수출에 대한 경쟁력에 대해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의 한스 W. 레데커 전략가는 "미국 경제는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며 기업 수익성도 마찬가지"라며 "달러 롱 포지션과 강세 심리가 극단적인 수준에 근접했는데, 많은 미국의 선행 지표는 하락 전환을 가리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 (1.6%) 하락한 67.6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원유재고 지표와 주요 산유국 증산,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험 등을 주시했다.

미국 원유재고 증가와 산유국 증산에 대한 부담, 홍해를 둘러싼 긴장 완화 등 겹치면서 유가는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38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22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봤다.

휘발유 재고는 254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298만 배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20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2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국의 정유설비 가동률은 96.1%로 이전 주의 93.8%보다 높아졌다. 시장의 예상치는 94.5%였다.

앞서 전일 장 마감 이후 발표된 미국석유협회(API) 집계 지난주 원유재고도 559만 배럴 증가하는 등 미국 재고 수치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다만 지난주 원유재고 증가는 멕시코만 일대 유전에서 수출을 앞둔 물량 축적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 대표는 "멕시코만 유전은 다음번 수출 물량 선적을 준비하고 있다"며 "원유재고는 향후 두 주 동안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키들루프 창립자도 "미국 정유설비 가동률이 매우 높고 휘발유 수요도 탄탄하다"며 "이번 재고지표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보다는 유가에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은 유가에 지속해서 하락 압력을 가했다.

일부 외신의 조사 등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7월 산유량이 연중 최고 수준으로 늘었을 것이란 추정이 잇달아 제기됐다.

쿠웨이트는 7월 산유량이 6월보다 하루평균 10만 배럴가량 늘어난 280만 배럴 정도라고 확인했다.

JBC 에너지는 이날 보고서에서 "주요 회원국 증산으로 OPEC의 산유량이 6월 대비 큰 폭 늘어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중동지역 긴장이 완화된 점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예멘 반군 후티는 홍해에서의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용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 사우디가 홍해 바브 안만데브 해협의 유조선 운항을 중단한 점은 그동안 유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초에 이란과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점도 중동지역 불안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미국이 중국산 제품 추가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당초 예고했던 10%에서 25%로 올릴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미·중간 무역전쟁 긴장이 다시 고조된 점도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미국의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은 완화됐다.

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생산은 앞선 주보다 10만 배럴 줄어든 1천90만 배럴을 기록했다. 앞서 발표된 지난 5월의 산유량도 하루평균 1천44만 배럴로 4월 1천47만 배럴보다 다소 줄었다.

일부에서는 미국 원유 생산 능력의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격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아브히섹 쿠마르 수석 에너지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격화는 원유시장의 심각한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시장은 중국의 보복관세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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