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자체 신용평가 모형 구축을 위해 데이터 수집에 매진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현재 대출 이용 고객 중 동의한 고객에 한해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카카오 모빌리티'의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는 구매횟수와 누적액을, 카카오 모빌리티에서는 탑승 횟수와 이동 거리에 기반한 예상 지불 금액을 수집한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6월 롯데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롯데의 유통 데이터를 활용 방안을 고심 중이다.

약 1년 정도 데이터 수집을 진행해온 카카오뱅크는 향후 신용 평가 모형 등 다양한 형태로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 모형을 통해 이미 성과를 냈다.

케이뱅크는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과 월 요금제, 납부 이력 등의 항목까지 복합적으로 보는 신용 평가 모형을 중금리 상품인 '슬림K신용대출'에 적용해온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거래 이력이 없는 고객들의 신용 평가를 통신 정보로 기존보다 더 낫게 평가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더 많은 대출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케이뱅크가 자본확충 문제로 지난 6월 판매를 중단하기 전까지 '직장인K신용대출'과 '슬림K신용대출'은 대출 잔액 기준 동일한 비중으로 판매됐다.

각각 대출한도가 1억원, 5천만원이 것을 감안하면 '슬림K신용대출' 상품이 2배가량 더 공급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이밖에도 GS25 편의점이나 KG모빌리언스, 다날 등의 전자결제대행(PG) 사의 결제 정보도 신용 평가 모형에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하반기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을 포함한 신용정보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개정안에 포함된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은 익명 정보에 이어 가명 정보 개념까지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가명 정보란 추가적인 정보를 사용하지 않으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된 정보다.

각 정보에 포함된 프라이버시적 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비식별조치를 통해 식별 가능성을 없애면 제3자 정보제공 동의 등 절차 없이 정보 활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정보를 수집할 때 사전 동의가 필요했지만 비식별정보가 되면 이런 규제가 완화되는 것"이라며 "미국처럼 자동차 운행 습관 정보를 바탕으로 차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 등 정보 활용에서 새로운 시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되면 새로운 형태의 신용 평가 모형 개발이 활발해져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성적 정보를 신용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면 중금리 대출 수요 고객 중 옥석을 가려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직장인이나 고신용자 위주였던 대출 시장을 보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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