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비판에 따라 통화 정책 방향에 부담이 커진 가운데 하락했다.

30년 국채수익률은 전날 급락분을 되돌리며 3%대를 회복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3bp 오른 2.846%를 기록했다.

전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0bp 떨어지며 5월 29일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7bp 상승한 2.608%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1bp 오른 3.004%를 보였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3.2bp에서 이날 23.8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주요 경제지표가 없는 가운데 잭슨홀 회의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회의는 오는 23일 시작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은 24일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다.

과거 잭슨홀 회의에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통화 정책에 있어 중요한 변화에 대한 신호를 줬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 올해 3~4번의 금리 인상이 이미 가격에 반영됐지만, 파월 의장이 올해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한 추가 가이던스를 주는 기회로 이번 잭슨홀 회의를 이용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상과 이를 이끄는 파월 의장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은 더 집중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파월 의장을 임명할 때 기대했던 것보다 덜 비둘기파 적이어서 실망했다며 파월의 금리 인상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을 보류한다 해도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이 2% 수준 이상에서 가속한다면 긴축 신용 환경을 끝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메르즈 채권 분석 대표는 "그동안의 결정이 지표에 의해 이뤄지는 등 모든 것들이 파월 의장이 논리적이고 신중한 사람임을 보여준다"며 "강한 경제 지표와 더 빠른 속도의 인플레이션은 파월 의장이 더 매파적인 접근을 정당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트 부크바 수석 시장 분석가는 "단기 금리 수준에 대한 트럼프의 반복되는 견해에 비춰볼 때 연준이 경로를 바꿀 것 같지 않다"며 "인플레이션 지표가 더 높은 금리를 가리키고 연준이 대신 정치적인 압박을 견디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장기 금리는 더 긴축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이른바 중립금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3~4번의 금리만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가에 도달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난 점 역시 국채 값 약세에 일조했다.

이탈리아 국채는 무디스가 잠재적 등급 하향 검토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힌 이후 랠리를 보였다. 이탈리아의 등급은 'Baa2'로, 정크 등급보다 2단계 높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BTPs)은 7.8bp 하락한 2.977%를 나타냈다.

무디스는 이탈리아 정국이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연립정권의 정책 방향성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등급 평정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달 말에 이탈리아 신용등급은 조정될 예정이었다.

투자자들은 등급 하향으로 이탈리아 채권이 정크 등급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용등급이 위험한 단계로 떨어지면 보험회사와 같은 더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투매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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