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금융감독당국이 사흘 연속으로 증권가 대표나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증시에서 정책 기대가 되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코스닥시장 점검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하루가 지나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사모펀드 대표들과 만났고, 이날은 금융위원회와 일부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간담회를 갖는다.

금융당국이 연달아 간담회를 여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에도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성장동력이 필요한데다 증권업계 전반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취지도 있다.

하반기 '자본시장 개혁과제' 발표를 앞두고 당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바닥 장세를 보이는 증시에 훈풍이 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자본시장 개혁 과제는 기존의 코스닥활성화 정책에 대한 보완적 성격이 크다.

특히 코스닥시장 간담회 직후인 전일 코스닥시장은 2% 넘게 급반등하기도 했다. 바이오업체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와 관련한 우려가 경감된 가운데 코스닥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김 부원장은 오는 11월 3천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를 올해 2천억원, 내년 1천억원 추가할 예정이라고 재확인한데 이어 내년으로 예정된 연기금 차익거래세 면제 등도 예정대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업계나 투자자의 반응은 아직 시큰둥하다.

정부가 코스닥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지 반년이 훌쩍 지났지만 코스닥은 연저점을 경신할 정도로 바닥을 치고 있어서다.

코스닥 투자자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정부를 믿고 코스닥시장에 투자했는데 정작 코스닥시장 바이오 테마 감리 등으로 오히려 코스닥 하락폭이 더 컸다는 지적이다.

코스닥벤처펀드에 3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집중돼도 투자할 코스닥상장 기업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간담회 정도로 움직일 만한 시장 분위기는 아니라고 본다"며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한 코스닥펀드도 그렇게 많이 팔렸지만 주식시장 호조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에 거는 기대가 작지 않다.

스케일업펀드는 한국거래소와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민간자금을 합쳐 3천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키움아이온과 KB-브레인 등 2개 운용사가 담당한다. 오는 11월부터 운용을 시작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활성화 정책은 KRX300에서 출발해 코스닥벤처펀드를 거쳐 스케일업 펀드로 완성되는 구도"라며 "중소, 중견기업에 50%를 의무적으로 투자하며, 운용전략에 따라 PE,벤처조합, 신기조합 등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자율성을 제고했으며, 성과중심 운용을 유도하고 있다"며 "시총 하위 종목에 좀 더 집중하는 자금이라는 점도 코스닥 활성화 취지에 어울린다"고 분석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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