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채권시장은 금리가 지나치게 낮아졌던 데 따른 조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날을 기점으로 월말 경제지표가 발표되기 시작한다. 2분기 가계부채 흐름도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를 점칠 수 있는 재료가 될 전망이다.

장마치고 나올 9월 국고채발행계획을 앞두고 루머가 변동성을 키울 여지가 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조만간 추가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6.0% 반영했다.

의사록은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투자와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금융시장은 의사록을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했다. 미 금리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특히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수익률 곡선은 평탄화했다(커브 플래트닝).

10년물은 1.36bp 하락한 2.8198%, 2년물은 0.41bp 높은 2.6037%에 장을 마쳤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아침 국회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내년 재정지출 증가율을 충분히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재정 확장 기조를 쓰겠다고 언급한 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재정지출 확대는 국고채 발행 확대 가능성으로 연결된다. 넘치는 세수를 바탕으로 재정을 푼다면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재정 확대는 즉각적인 경기 회복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의 현재 통화정책 기조 부담을 덜어낼 재료다.

한은은 경기 회복이 아니더라도 금리 인상 쪽으로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미국이 9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한국과의 금리 차는 50bp에서 75bp로 벌어진다.

한은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연말까지 한미금리 격차가 100bp까지 벌어질 수 있다. 한은은 한미금리 차 확대가 자본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보지만, 격차 확대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떠받친다면 한은의 통화정책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서울채권시장은 금통위를 앞두고 변동성이 커졌다. 국고채 3년물이 2%를 하회하는 등 단기적으로 레벨 부담을 느끼는 가운데 추가 하락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전 거래일은 이렇다 할 이벤트가 없어서 급락에 따른 되돌림이 나타났다. 3년물은 1.962%, 10년물은 2.402%에 마쳤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은 4천481계약, 10년 국채선물은 127계약 각각 순매도했다. 이틀 연속 양 국채선물을 모두 순매도하고 있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동안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았다. 7월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8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참가자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가 무거워진 만큼 이들 동향에는 계속 주목할 수밖에 없다. 아직은 이들이 기조적으로 매도에 나섰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9월 국채선물 만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포지션을 미리 덜어낼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뉴욕금융시장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8.69포인트(0.34%) 하락한 25,733.60에 거래를 마쳤다.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02달러(3.1%) 급등한 67.8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6.7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9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8.90원) 대비 1.20원 내렸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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