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주식 거래량도 줄어들고 올 하반기 뚜렷한 수익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은행과 보험사 등 타업권과의 무한경쟁을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판단했다.

불안한 시장여건과 수수료 인하 등 악화하는 영업기반 역시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31일 증권사들이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증권사는 업황의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업권 구분없는 무한경쟁을 꼽았다.

낮아진 진입장벽과 핀테크 발전 등으로 업권별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경쟁대상이 더는 같은 산업 내 증권사가 아닌 은행과 보험사로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압도적인 영업망을 가진 은행이 투자일임·자문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고, 퇴직연금 등 펀드판매 분야의 경쟁이 극심해진 것을 큰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미래에셋대우는 "기존의 타업종에 속했던 회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특히 퇴직연금에서의 은행, 보험, 증권회사 간의 치열한 경쟁과 보험설계사의 펀드 판매권유 행위 허용 및 운용사 직판 확대, 펀드판매사 이동제도 등 펀드판매 시장에서의 경쟁격화가 심화해 증권업계 내의 경쟁만을 논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금리 및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투자환경의 변화, 핀테크로 대변되는 기술의 혁신은 금융권 전반의 무한 생존경쟁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적었다.

NH투자증권은 "새로운 경쟁자(비금융업과 연계한 인터넷은행, 핀테크 기업)의 혁신적인 서비스의 출현은 기존 금융회사에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압도적인 영업망을 보유한 은행이 투자일임 및 자문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은 상당한 위협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신흥국 금융불안과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 경제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시장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업권의 고유 특성도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KB증권은 "금융투자업은 경기에 비해 선행하고 일정 주기를 갖고 움직인다"며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감, 한·미간 금리 격차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우려 및 북한의 비핵화 불이행은 시장의 하락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KTB투자증권도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 선진국들이 본격적인 긴축을 단행했고, 국내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정책 정상화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 규제 강화 및 단기금융업무에 따른 리스크 등이 잠재적 위험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수수료 인하도 주요 위협요인 중 하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홈·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 MTS) 등 온라인채널 확대 및 업계 내 수수료 인하 경쟁 심화로 영업부문의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다"며 "또한, 국내 주식시장은 글로벌 경기에 연동돼 움직이는 까닭에 리테일의 영업부문 수익 안정성이 낮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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