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잔액이 지난해 연말 대비 약 30% 증가했다.

ELS 기초자산으로 사용되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하락으로 조기상환은 주춤하는 반면, 증권사들이 발행량을 유지하거나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증권사들의 공·사모형 ELS 발행잔액은 51조5천796조원으로 집계됐다.

원화와 외화로 발행된 공모형 발행잔액이 40조2천847억원이었고, 사모형이 11조2천949억원이었다.

지난해 연말 ELS 발행잔액이 38조7천996억원였던 것을 고려하면 30% 넘게 증가한 것이다. 당시 원화와 외화 발행 공모형 ELS 잔액은 28조8천873억원, 사모형은 9조9천123억원이었다.

이처럼 ELS 발행잔액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증권사들이 홍콩 H지수가 하락해 조기상환이 잘 안 되고 있음에도 ELS 발행량을 유지 혹은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전일 홍콩 H지수는 10,813.57에 장을 마쳤다.

홍콩H지수는 지난 1월 말 13,962.53까지 올랐다가 2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H 지수 하락으로 ELS 상환은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월별 상환종목 수는 약 2천개 내외였으나 지난달에는 500여개로 감소했다.

상환금액도 8조5천억원 수준에서 3조7천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대다수 증권사는 ELS 발행량을 유지하거나 향후 늘려나갈 계획을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홍콩H지수가 반 토막이 났을 때 ELS 발행물량을 늘리는 전략을 취했던 증권사들이 이후 H지수 반등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선례가 이런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 사업 핵심은 기초자산 지수가 낮을 때 ELS를 얼마나 발행했느냐다. 그래야 지수가 반등하면서 회사 수익원으로 잡힌다"며 "몇 년 전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H지수 하락할 때 발행량을 늘려서 1천억원대 비즈니스로 만든 것도 이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ELS 발행잔액은 홍콩H지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만 보면 된다"며 "지금 지수 수준이 녹인 수준으로 떨어질까 말까 기로에 놓인 상황으로 판단하고 보는 중인데 당장 발행량을 줄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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