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최근 3개월간 국내주식을 내다 팔던 연기금이 이달 들어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12거래일 중 전일 하루를 제외하고 11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연기금은 이달 들어 6일과 7일 이틀을 제외하고 총 9거래일 중 7거래일에 걸쳐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연기금이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리스크, 기업실적전망 악화 등의 이유로 최근 수개월 간 국내주식을 순매도한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연기금은 올해 6월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43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매도로 돌아선 후 7월에는 8천139억 원, 8월에는 6천268억 원 규모로 주식을 내다 팔았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연기금이 매수로 돌아선 배경에는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불안감이 잦아들면서 저가 매수 유인이 생긴 점이 자리 잡고 있다.

공제회 CIO는 "연기금들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일정 부분 국내주식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상황이 좋진 않지만, 코스피지수 2,300선 밑에선 저가 매수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 리스크로 한국과 중국을 필두로 이머징마켓 시장이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았는데, 신흥국 관련 우려가 완화되는 분위기를 보임에 따라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과 삼성전자 주가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기금 운용역은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향후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경상수지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내린 점도 연기금 움직임을 논하는 데 있어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연기금의 매수를 외국인의 매도가 상쇄하면서 지난달 말 2,322.88에서 전일 2,286.23으로 하락했다.

공제회 CIO는 "일부 액티브 펀드들은 사지만, 그 외에는 후행적으로 매도에 나서면서 전체 외국인이 파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최근 매도 사이드에 선 외국인들을 발 빠른 자금, 즉 스마트 머니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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