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은행주에 대한 전망이 악화하고 있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현재가(화면번호 3111)에 따르면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14일 4대 은행주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KB금융의 주가는 2.11% 하락했고,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도 1.60% 내렸다. 우리은행과 신한지주의 주가도 각각 1.21%와 1.04%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대출을 규제하는 데 맞춰진 데 따라 은행 실적에 미치는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추가 규제 가능성도 남아 있어 투자심리는 더욱 불안한 상황이다.

정부는 고가주택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전세보증을 축소했으며 임대사업자들의 대출도 규제했다. 전반적으로 자금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오는 21일 신규택지 30곳 개발 등이 포함된 공급 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출 억제책에 은행권의 대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대출 수요가 왕성한 지역에 강도 높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제한이 적용됨에 따라 향후 주택대출 억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결국 은행권의 중장기 성장 여력을 제한하는 결과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출 감소가 가져올 추가적인 부담은 예대율 하락에 따른 마진 훼손"이라며 "비관적인 금리 전망과 낮아질 예대율을 고려하면 향후 은행주 성장에 대한 의구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주택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더 강한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당분간 은행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은행주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그동안 은행주는 실적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대외 변수로 수개월 간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금리 모멘텀이 주가 반등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는 단기 바닥이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통화정책이 부동산 가격 안정만을 겨냥해서 할 수는 없지만 부동산 이슈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최근 시장의 가장 큰 화두인 데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 문제 외에도 여러 신흥국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향후 경기 둔화 국면을 대비한 정책 여력 확보 측면 등을 고려하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시중금리 상승 전환은 은행주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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