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이 중국의 미 국채 매도 등의 추가 보복 우려에 큰 폭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대에 안착하며 3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7bp 상승한 3.048%를 기록했다. 3개월래 최고치다.

만약 3.109%를 뚫고 올라서면 최근 7년간 새로운 고점을 쓰게 된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3bp 오른 2.799%를 나타냈다.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7bp 뛰어오른 3.195%를 보였다. 3개월래 최고치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1.5bp에서 이날 24.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이 관세부과를 결국 강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은 있었지만, 무역 긴장 고조에도 위험자산인 주식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미 국채 값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전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무역전쟁이 거세지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고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지만, 최근에는 관세가 수입 가격을 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최근 미 국채 값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인플레이션 상승은 통상 고정 수입인 국채 값 약세 요인이다. 또 인플레이션에 가속도가 붙으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

미국 행정부는 전일 장 마감 후 오는 24일부로 2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관세를 10%에서 시작해 연말까지 25%로 인상할 계획이다.

중국 역시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24일부터 관세부과를 시행하겠다고 대응했다.

다만 미국 재무부는 관세부과에도 중국과 무역협상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이고, 중국은 무역협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BN암로의 아르젠 반 다이크히젠 수석 경제학자는 "최근 미국의 조치에는 몇 가지 단계적 요소가 포함돼 있어 추가로 가동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며 "그러나 중국이 이런 압력 속에서 대화를 재개할지 두고 봐야 해서 미국과 중국 간 새로운 회담이 예고 없이 시작될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중국이 이번 관세부과에 대해 다른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채 매도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미국과 비교하면 수입규모가 작아서 이제는 관세로 보복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로서 중국이 미국의 차입비용을 늘리기 위해 미 국채를 내다 팔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났다.

시포트 글로벌증권의 톰 디 갈로마 디렉터는 "시장이 중국과의 지속적인 무역전쟁과 중국의 가능한 보복 수단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며 "하나의 효과적인 방법은 중국이 보유한 대규모 미국 국채를 팔기 시작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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