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10년 전 추석의 기억…다음 위기 '트리거'는
<뉴욕은 지금> 10년 전 추석의 기억…다음 위기 '트리거'는
  • 곽세연 기자
  • 승인 2018.09.2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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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2008년 9월 15일 월요일. 158년 역사를 가진 월가 4위의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

미국의 부동산시장 침체에서 시작된 모기지 부실과 이에 따른 신용위기가 증폭돼 '금융 쓰나미'의 정점을 찍는 순간이었다.

14일 일요일에는 메릴린치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로 매각이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막판에 몰리면서 매각 협상을 지속하던 리먼브러더스는 더는 매수자를 찾지 못해 불과 몇 시간 후인 15일이 되자마자 파산보호 신청이라는 최후의 방법을 택했다. 월가를 강타한 숨 가쁜 이 몇 시간은 '피로 얼룩진 일요일'이 됐다.

월요일 문을 연 전 세계 증시는 폭락하고 환율은 치솟는 등 요동쳤다.

15일 중추절과 노인의 날을 맞아 휴장한 홍콩, 중국 상하이, 일본 도쿄뿐만 아니라 우리도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금융시장이 쉬었다. 평온함은 사라졌다.

10년 전의 일이지만, 이 때문에 추석 트라우마 비슷한 게 생겨났다. 추석이 다가오면 과거 추석 휴장 기간에 해외 주식시장에서의 급등락 기억을 꺼내 들곤 한다. 10년간 급등은 2번, 급락은 6번이었다고 한다.

올해 추석도 연휴로 사흘간 휴장한다. 상당히 긴 시간이다. 미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똑같이 돌아간다.

이번 연휴 기간인 25~26일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열린다. 미국의 올해 3번째 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긴장을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월가에서는 다음 위기를 이끌 '트리거'가 무엇인지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리먼브러더스 붕괴 10년을 맞아 10년 주기설 등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월가에서는 10년 동안의 비정상적인 초저금리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수많은 왜곡을 만들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왜곡이 고통스럽게 풀릴 때 다음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곡의 대표 주자는 바로 금리다.

금융위기로 수렁에 빠진 경제를 구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은 최저 금리를 시행했고, 위험 자산을 사라고 부추겼다. 이제는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과 상품 가격은 하락한다. 위기 시나리오에서 이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레버리지로 손실은 확대돼 공공이나 민간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이끌 수도 있다. 이는 이머징마켓에서 자본 탈출과 통화 절하로 이어지고 경제는 둔화하고 문제는 나빠질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금리가 낮은 적은 없었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세계 금융시스템을 미지의 영역으로 이끌게 된다.

부실채권의 급증 역시 저금리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저금리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주는 위험한 채권으로 투자자들이 몰렸고, 기업들은 차입하는 데 열을 올렸으며 좋은 회사나 정크 등급 회사나 밑바닥에서 경쟁했다.

경제가 둔화하면 이런 부실채권은 이전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투자등급에서 가장 낮은 'BBB' 등급의 회사들이 발행한 회사채가 미국 전체 회사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15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중국에서 들리는 파열음 역시 다음 위기의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한 축인 중국은 외부 수요가 줄자 2009년처럼 내부 투자를 늘려 경제를 부양했다. 빠른 빚의 축적으로 대부분의 경제 성장이 이뤄졌다.

중국은 무역전쟁과 달러 강세 위협 속에서 지금까지 잘 견뎠다.

월가에서는 중국이 '트리거'가 될 글로벌 위기는 부동산 붕괴나 지방 정부 소유의 자금 조달 디폴트에서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심각한 은행 대차대조표 붕괴, 투자 포기와 막대한 자금 유출이 일어난다.

중국 경제가 약해지면 원자재 가격이 무너지고 이머징마켓 통화 가치가 떨어진다. 달러로 발행된 채권의 디폴트가 늘어나 해외 투자자들은 손해를 입는다. 중국을 탈출하는 자금은 달러를 가파르게 끌어올려 악순환이 반복된다.

위기의 조짐들은 충분히 있다. 때마침 쓰린 기억의 경험이 있는 추석 연휴다. 이 시기를 조심스럽게 바라볼 뿐이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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