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노현우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1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이 비둘기파 적이었다고 해석했다.

이들은 드라기 총재가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직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았다고 지적함에 따라 최근 금융시장에서 커진 긴축 우려를 완화했다고 진단했다.

ECB는 전일(유럽시각) 주요 금리를 동결하고 필요할 경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성명 문구를 유지했다.

다만, 채권 매입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조정 논의 시점으로 '올해 가을'을 특정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전환 우려가 크게 부각된 상황에서 ECB의 이처럼 신중한 행보는 전일 일본은행(BOJ)의 물가전망 하향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 아직 물가 여건이 중앙은행들이 예상했던 경로에 진입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며 "향후 글로벌 통화정책은 물가 논쟁에 좌우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의 기자간담회 내용은 전반적으로 시장의 빠른 긴축 우려를 완화하는 등 비둘기 성향이 강했다"며 "지난 6월 말 신트라 연설에서 QE 축소 시사 이후 금리가 급등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날 서울 채권시장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의 우려 완화가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ECB 내용 자체는 비둘기였는데 (미국과 유럽 금융)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며 "국채시장은 강보합 수준 이상으로 출발하겠지만, 20년물 입찰 부담 등으로 변동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ECB 성명이나 기자회견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고,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완화적이라고 본다"며 "강보합 정도로 시작할 듯하지만, 시장이 어느 정도 안도하느냐에 따라 강세 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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