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이번 주(1~5일) 달러화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과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 속에 강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달러-엔 환율은 전장 뉴욕대비 0.316엔(0.28%) 상승한 113.666엔으로 마감했다. 이는 작년 12월 중순 이후 최고치다.

유로-달러 환율은 0.00368달러(0.32%) 하락한 1.16030달러를, 유로-엔 환율은 전장과 같은 131.94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0.19% 오른 95.159를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한 주간 1% 이상 상승했고 두 분기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6개월간 달러화는 거의 6%가량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가운데 이탈리아발 불안이 고조되면서 유로 하락, 달러 강세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 달러화의 향방을 가늠할 이벤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과 주 후반 발표될 8월 고용 보고서이다.

파월 의장은 오는 2일 보스턴에서 열리는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 회의에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주제로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5일에는 9월 고용 보고서가 발표된다.

지난 8월 신규 고용은 20만1천 명으로 예상을 크게 웃돈 바 있다. 특히 시간당 임금이 전년 대비 2.9% 증가해 달러화 상승을 견인한 바 있다.

임금상승률의 가속화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켓워치가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9월 신규 고용은 16만8천 명, 시간당 임금은 전달의 0.4% 증가에서 0.3% 증가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3.9%에서 3.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8일 한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매우 좋다면서 실업률이 내년에는 3.5%로 낮아지고, 물가는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살짝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캐시 리엔 BK 에셋 매니지먼트 외환 전략가는 인베스팅닷컴에 기고한 전망에서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시장에 72%가량 반영된 상태라며 당장 10월에 발표되는 지표가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엔이 기술적으로 주요 저항선인 114.75엔까지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이슈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주 내년 예산안에서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2.4%로 설정했다. GDP의 3% 이내로 재정적자를 유지하도록 권고한 유럽연합(EU) 예산 규정을 어기지는 않았지만, 이미 GDP 대비 131%에 이르는 막대한 국가부채를 고려할 때 이탈리아 재정을 지속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이탈리아의 내년 예산안은 EU가 공동으로 정한 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국가 채무 증가를 허용할 경우 경제 여건이 악화하자마자 상황은 즉각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올해 말 종료될 경우 이탈리아의 차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국회 동의를 거쳐 이달 15일까지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재정적자 확대를 반대한 조반니 트리아 재정경제부 장관이 설정한 1.6%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재정적자 규모가 정해지면서 트리아 장관이 사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탈리아 대통령이 트리아의 사임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만약 그의 사임이 발표될 경우 유로화는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 S&P, 무디스,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이번 예산안을 기반으로 이탈리아에 대한 평가를 몇 달 내 수정할지도 주목된다.

피치는 지난 9월 초에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다.

BBH의 틴 윈 글로벌 전략 헤드는 마켓워치에 "이탈리아의 사태는 유로화에 부정적"이라며 "트리아 장관의 항복으로 신용평가사들이 수주 내에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지난 30일부터 시작돼 이번 주 3일 테레사 메이 총리의 연설로 종료될 영국 집권 보수당의 연례 전당대회 동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슈가 다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메이 총리가 제안한 체커스 계획에 대한 당내 불만이 커질 경우 '하드 브렉시트' 관련 우려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