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연초 미 달러화를 끌어올렸던 환경들이 다소 변하면서 달러화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현재 95.204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지수는 올해 1분기에 2.53% 오른 뒤 2분기에 5.00% 올랐고, 3분기에 상승 폭을 0.73%로 낮췄다.

달러지수는 2월 말 저점(88.235) 대비 9월 말까지 7.8%가량 올랐으나 8월 중순 기록한 고점(96.989) 대비로는 1.89%가량 하락한 상태다.

3분기, 특히 8월 중순 이후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미국의 올해 금리 인상이 가격에 모두 반영된 데다 유럽과 일본의 성장세가 다소 회복되고 있는 등 그동안 달러 랠리를 촉발했던 요인들이 연말로 갈수록 반전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연초 이후 벌어진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갈등은 미국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이 무역갈등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대비 타격이 작을 것으로 예상돼왔기 때문이다.

또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화를 안전자산으로 부각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갈등이 결국은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강화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반전됐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북미 유럽 외환 전략 헤드는 "위험 자산이 약간 더 매력적으로 보여, 투자자들이 다른 자산으로 다시 발을 들여놓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일본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점도 달러화 강세를 억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주 한 연설에서 "최근 경제지표들은 ECB가 앞서 제시했던 중기 물가 전망을 정당화하고 있다"면서 연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드라기 총재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달간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타이트해진 노동 시장이 임금 상승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에 당시 유로화는 달러화에 0.6%가량 반등하며 1.18달러를 넘어섰다.

일본 경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지난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0.7% 올라 이전에 발표된 속보치인 0.5% 증가를 웃돌았다.

지난 1분기 9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일본 경제가 다시 회복 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다.

많은 투자자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선반영했다는 점도 달러화 강세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고, 연내 추가로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거시 경제적인 측면이나 통화 정책적 차별화에 바탕을 둔 달러 강세의 수명이 거의 다 됐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올해 남은 기간 달러화가 유로화에 보합 수준에 머무르고 내년에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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