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급등'에 美-신흥국 괴리 주목…투자심리 '흔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국채금리 고공행진에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5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1조원대 순매도를 개인의 매수세가 받쳤음에도 지수 하락폭이 커졌다.

4일 오후 2시29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7.18포인트(0.32%) 하락한 2,267.31에,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12.16(1.54%) 하락한 776.84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지난 2일 2.64% 하락한지 불과 2거래일 만에 장중 2%대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수급상 증시 하락세를 주도하는 투자자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기 시작한 지난 9월28일 이후 5거래일째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속절없이 추락했다.

코스피에서 5거래일간 외국인은 1조3천억원 가까이 팔았고, 코스닥에서는 2천9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기관이 코스닥에서 2거래일간 소폭 순매수를 기록했고, 개인이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으나 시장을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다.

수급만 놓고 보면 외국인과 개인은 서로 비슷한 물량을 사고팔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5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891억원 어치를 팔고, 개인은 2천315억원 어치를 샀다.

코스닥에서 외국인은 981억원 어치를 팔았고, 개인은 747억원 어치를 샀다.

기관이 소폭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주가를 떠받치기는 쉽지 않은 모양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연 3.2%를 웃돌면서 촉발된 미국과 신흥국 간의 경제 괴리가 증시에서 투자 심리를 흔들고 있다고 봤다.

미국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가팔라질 가능성은 물론 증시에서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수익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도가 추세적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특정 기업이나 종목 때문이 아니라 미국 경제지표 호조,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같은 매크로 이슈 때문"이라며 "금리가 급히 오르면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 고 주가수익비율(PER) 주식에 대한 기대가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의 주도권이 약해지면서 외국인과 개인의 수급이 주도하는 형태가 되는데 고평가된 바이오, IT, 코스닥 관련주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다음주 중 주가 지수의 조정 탈출 가능성을 바라보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한국증시 일방이 아닌 신흥증시 전체를 아우르는 형태로 외국인 수급 주도하에 경기민감 수출 대형주(가치주)와 하이밸류에이션 중소형 성장주 전반에 대한 총공세 형태를 띠고 있다"며 "다음주 국내 증시는 센티멘탈, 기술적 바닥 구간이라 할 수 있는 피보나치 되돌림 61.8% 선이 있는 코스피 2,240포인트선 하방 지지를 시험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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