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이달에만 20%↓

이탈리아 국채 익스포저 상당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이탈리아 은행들이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 간의 예산안 대치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증시가 이달 들어 9%가량 하락한 가운데 이탈리아 대표 은행인 우니크레디트의 주가는 이달에만 18% 하락했다.

UBI방카 주가는 이달에만 27% 하락했으며, BPER방카는 22%, 인테사 상파울로는 18% 각각 하락했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최근 포퓰리즘 정부와 EU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이탈리아 채권시장 불안이 확대되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보유한 이탈리아 국채 2조6천억 달러어치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산안 논쟁이 지속할 경우 채권 가격은 추가 하락해 은행의 자산 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이탈리아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을 거부하고, 3주 안으로 수정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 소식에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또다시 10bp가량 올라 3.6%에 육박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앞서 "이탈리아 은행들은 이탈리아 국채 보유로 이번 사안에 직접 노출돼 있다"라며 "이탈리아 많은 은행이 자본금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악성 대출은 이미 2천억 유로를 넘어섰다.

피치는 그동안 이탈리아 은행권이 악성 대출을 잘 처리해왔으나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질 경우 이러한 진전이 정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페데리코 산티 애널리스트는 "상황이 천천히 개선되는 가운데 은행 부문은 또다시 압박에 부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주가 하락은 은행 건전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몇 년간 은행을 구제하는데 수백억 유로를 사용해왔으나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산티는 "정부와 은행이 악순환 고리로 엮여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탈리아와 이탈리아 은행들이 유로존 국가들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베렌버그 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시스템을 통해 이탈리아와 유럽 파트너들이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탈리아가 EU의 최후통첩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주시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S&P는 오는 26일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 결과에 따라 은행들이 추가적인 압박을 받을지 주목된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