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나-글로벌 부동산 ②> 美 주택시장, 금리 인상의 첫 희생타 되나
<잔치는 끝났나-글로벌 부동산 ②> 美 주택시장, 금리 인상의 첫 희생타 되나
  • 윤영숙 기자
  • 승인 2018.10.31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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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30년물 모기지 금리가 5% 육박하면서 금리 인상의 타격을 가장 먼저 받을 곳으로 미국 주택시장이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주택시장의 조정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시작될 경우 이는 비단 주택시장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경고음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주택 지표 연이어 부진…조정 신호

우선, 미국의 주택지표가 연이어 악화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존주택 판매는 연율 515만 채(계절조정치)로 전달보다 3.4% 감소했다. 전년 대비로는 4.1% 줄어 7개월째 감소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23일 발표된 9월 신규 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5.5% 감소한 연율 55만3천 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2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3개월 평균 판매량도 58만채로 6개월(60만7천채) 및 12개월 평균(63만1천채)과 비교할 때 낮아져 추세적으로 주택판매량이 줄고 있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확실히 시장에는 분명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도 CNBC에 "이날 수치(신규 주택판매)는 정말로 형편없었다"라며 "미국 경제의 중요한 부문, 특히 가격과 금리에 극도로 민감한 부문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신규 주택 판매, 2년래 최저로 하락 ※출처: 상무부 자료 WSJ 재인용>

 

 

< 신규 주택 공급 물량 증가 ※출처 WSJ>

 

◇ 주택가격 지표도 둔화…선행지표는 "경고음"

미국의 주택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상승률은 둔화하고 있다.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24일 발표한 8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3% 오르는 데 그쳤다. 7월 증가율 0.4%보다 둔화했다. 2017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주택가격상승률은 6.1%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도 둔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7월 20개 도시 주택가격은 평균 5.9% 올라 1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6월에는 6.4% 증가했다. 또 계절 조정치를 반영한 7월 20개 도시 주택가격은 0.1% 오르는 데 그쳤다.

이코노믹 사이클 리서치 인슈터튜트(ECRI)가 개발한 미 선행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4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ECRI의 락슈만 아추탄 공동 창업자는 이달 4일 CNBC에 출연해 "주택시장 붕괴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택가격 증가율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전체는 '노란 경고음(yellow light)'을 내지만, 주택시장과 가격증가율에서 둔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확실히 빨간 경고음(red flash light)이다"라고 진단했다. 

<ECRI 美 주택가격지수 ※ 출처: CNBC>

◇ 시장 조정은 금리 상승·구입여력 악화 탓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조정 기미를 보이는 것은 미국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올해 들어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하며 시장 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2.00~2.25%로 올랐고, 최근 10년물 국채금리는 7년래 최고치인 3.2%를 돌파했다. 국채금리의 상승은 곧바로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프레디맥이 발표하는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25일 기준 4.86%로 올라섰다. 1년 전에는 3.94%였다. 10월 둘째 주에는 4.90%까지 올라 2011년 4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리가 오르면 주택구매자들의 주택구매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NAR의 주택구입부담지수(HAI)는 지난 1월 고점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해 최근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소득대비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아진 탓이다.

가격은 올랐지만, 소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구매 여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지난 6년간 샌프란시스코의 주택가격은 80%가량 올랐고, 지난 1년간 12% 급등했다. 지난 10년간 해당 지역 소득은 20% 오르는 데 그쳤다.

<美 모기지금리 5% 육박 ※출처: 프레디맥 홈페이지>

◇ "이번엔 달라"…2007년보다 완만한 조정

전문가들은 최근의 조정은 시장이 그야말로 단번에 무너진 2007년 상황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국영 모기지 업체 패니메이의 더그 던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최근 (일부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빠르게 오른 가운데 모기지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주택시장이 둔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위기 당시 주택시장 붕괴는 상당히 극단적이었다. 주택가격은 25%가량 하락했고, 단독주택 착공 건수는 고점 당시 170만 채 이상에서 2011년 43만 채로 급감했다.

통상적인 주택시장 주기에서 가격 상승과 착공 건수 증가는 공급과잉을 초래한다. 그리고 금리가 올라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가격과 함께 착공 건수는 동반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현재 미국 주택시장은 거의 30년래 최악의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가격은 오르지만, 금융위기 타격으로 많은 건설업자가 시장을 떠나 착공은 크게 늘지 않으면서 생긴 기현상이다.

이 때문에 이번 시장의 조정은 2007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판단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조정은 경제 전반에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MUFG의 크리스 럽스키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금리가 약간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라며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차나 집을 사지 않으면 3%의 성장률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은 장기금리와 그에 따라 모기지 금리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성장률이 더 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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