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에다 국제유가 급락이 더해져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6bp 하락한 3.045%를 기록했다. 지난 9월17일 이후 가장 낮다. 이번 주 2.9bp 하락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0.5bp 내린 3.306%를 나타냈다. 이번 주 2.1bp 떨어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과 같은 2.814%를 보였다. 주간 변동이 거의 없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4.7bp에서 이날 23.1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추수감사절로 하루 휴장한 미 국채시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지표가 나빠진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날 미 국채시장은 오후 2시 조기 종료했다.

독일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2% 감소해 2015년 초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유로존 11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도 52.4로 집계되며 약 4년 만에 최저로 하락했다.

미국 경제지표 역시 주택 관련 지표를 중심으로 정점을 찍고 둔화하는 중이다.

경제지표가 나빠져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계획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런데도 ECB는 다음 12월 회의에서 자산매입프로그램 중단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ECB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2011년 이후 첫 금리 인상 계획의 시간표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1bp 하락한 0.339%를 나타냈다. 독일 국채도 안전자산으로 여겨진다.

ABN 암로의 분석가들은 "ECB가 다른 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졌던 경제 성장 자신감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에버든 스탠다드의 제임스 아세이 선임 투자 매니저는 "ECB가 기대했던 것보다 경제가 훨씬 더 약해 ECB의 가이던스는 더 복잡해졌다"며 "유로존 경제의 현실에 대해 어떻게 표현할지가 향후 ECB의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세이 매니저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약해진 성장률을 처리하기 전에 지표가 회복될지를 볼 수 있는 몇 개월이 있어 경제 전망에 변화를 준다는 의심을 피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드라기 총재는 시간을 벌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현시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했지만, ECB는 위기 시대의 자산매입프로그램을 지속하면서 미국과 유럽은 다른 통화정책 경로를 걸었다. 이 영향으로 한때 좁혀졌던 미국과 독일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다시 벌어졌다.

지난 6일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278bp까지 벌어져 수십 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200bp로 출발한 스프레드는 현재 271bp를 기록 중이다.

이날 국제유가가 다시 폭락세를 나타내 위험회피 심리가 커진 점도 미 국채 값 상승에 일조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7.7%나 폭락했고, 뉴욕증시도 이번 주 큰 폭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미국 인플레이션 가속 우려를 줄어 고정 수익인 채권 투자 매력을 높인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부담이 된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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