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비둘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무역협상 기대가 맞서며 혼조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6주래 최저치로 떨어지며 장중 3%대를 내주기도 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9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1bp 내린 3.033%를 기록했다. 전일에 이어 6주래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낙폭을 키우며 지난 9월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3%대를 잠깐 내주기도 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8bp 오른 2.813%에 거래됐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329%로 전일과 같았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3.9bp에서 이날 22.0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미 국채시장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비둘기 연준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도모로 관심이 이동하며 방향성을 모색했다.

매파에서 비둘기파로 변신한 제롬 파월 의장 영향이 지속하며 장 초반 미 국채 값은 상승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뉴욕 이코노믹클럽 강연에서 "금리가 중립 금리 바로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초 금리가 중립 금리와 멀리 떨어져 있다며 매파적으로 발언했던 것과 대조된다.

시장은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당초 계획된 내년 금리 인상 횟수도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도 퍼졌다.

ABN 암로의 한 데 종 수석 경제학자는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가 현재 호황이라고 말한 점을 볼 때 확실히 12월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게 우리의 결론"이라며 "내년에는 상반기 언젠가 1번만 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브라이언 자콥센 분석가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투자자들이 듣고 싶어 했던 것과 일치하는 좋은 톤의 변화"라며 "지금까지 내년 가장 큰 위협은 연준이 경제를 훼손할 때까지 금리를 올릴지 여부였는데, 국채와 회사채 시장을 고려한 신중한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11월 FOMC 의사록 역시 12월 금리 인상 이후 신중을 기할 것을 암시해 비둘기 연준에 대한 믿음은 더욱 강해졌다.

파이낸셜 리처시 슈왑 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의사록을 볼 때 12월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며 "연준이 더는 미리 정해진 경로가 없다고 말하는 만큼 위원들은 올해 이후 매번 회의에서 토론할 것이며, 위원들은 자신에게 많은 여지를 남겨뒀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주목하는 인플레이션은 시장 예상을 하회하면서 가속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10월 소비지출은 0.6% 늘어나며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RBC 캐피털의 자콥 오우비나 선임 경제학자는 "불균형이 없는 곳을 찾으라면 그것은 소비"라며 "약간 더 단단한 4분기 성장을 향해 소비는 잘 쌓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희미해지며 투자자들은 연준의 말을 골라 듣고 있다"며 "파월 의장은 연준이 전망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는 어떤 암시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비둘기 파월과 연준에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반발 심리 속에 장 후반 무역 긴장 경감 기대가 나와 안전자산인 미 국채 선호도가 줄어 미 국채 값은 상승폭을 반납하고 혼조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만남을 앞두고 협상에 진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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