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연내 3.5~3.75%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대를 다시 내주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90%에 거래됐다.

지난달 8일 3.261%로 고점을 찍은 뒤 불과 3주여 만에 30bp 이상 떨어진 것이다.

국채수익률과 국채 값은 반대로 움직인다.

낙관적인 인플레이션 전망, 탄탄한 경제 성장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2~3번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컨센서스는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심리적으로 중요한 3% 선을 지지하는 요인이었다.

마켓워치는 이런 3가지 요인이 모두 변한 데다, 수익률 곡선 베팅이 늘어나 3%를 밑돌게 됐다고 분석했다.

가장 먼저 탄탄한 경제 성장 전망에 금이 갔다.

올해 초에도 글로벌 경제 건전성에 의구심은 있었지만,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경제 비관론에 맞서며 올랐다. 그러다 10월 중국은 2009년 이후 가장 느린 경제 성장률을 발표했다.

거의 10년 동안 진행된 경기 팽창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관세가 기업과 투자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고, 감세와 같은 경기부양책도 사라지게 된다는 점을 인식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무역전쟁 휴전에도 너무 늦었고 현재 진행 중인 성장 둔화는 되돌릴 수 없다고 채권 시장이 소리치고 있다"며 "관세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고 이제 다른 3개월 정도를 더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둔화 우려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인식으로 전환됐다. 연준 위원들도 중립금리에 가까워짐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일 것이라는 암시를 줬다.

연방기금선물시장은 12월 금리 인상 이후 내년 한 번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만 반영하고 있다. 한 달 전에는 2번의 인상이었다.

투자자들은 더는 연준의 과도한 긴축정책을 우려할 필요가 없어 장기 채권에 몰리고 있다.

보야 인베스트먼트의 매트 톰스 CIO는 "연준은 자신의 역할을 했다"며 "성장 전망이 점차 중기 침체를 포함한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투자심리를 이용해 수익률 곡선 베팅은 늘어났다.

10년과 2년 만기 국채수익률 격차는 12bp로 좁아져 수익률 곡선은 2007년 이후 가장 평탄해졌다. 3년과 5년 국채수익률은 11년 만에 처음으로 역전됐다.

타이트한 고용시장에도 인플레이션 기대는 오히려 줄었다. 여기에는 유가 폭락이 자리 잡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은 자주 단기 인플레이션 측정 수단으로 유가를 사용한다. 물가가 오르면 채권의 고정수익을 떨어뜨릴 수 있어 인플레이션은 채권과 정반대에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1월에 22% 떨어졌다. 2008년 이후 최악의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악사 인베스트의 크리스 이고 채권 CIO는 "최근 유가의 가파른 하락을 볼 때 인플레이션이 깜짝 급등하지 않는 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최근 레인지보다 훨씬 더 높아질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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